KCC, 현대 계열사 편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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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11-15 00:00
입력 2003-11-15 00:00
KCC(금강고려화학)가 현대그룹을 지원의 차원을 넘어 사실상 계열사로 편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 회장 등 현대그룹측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히 반발,양측간 충돌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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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이 추진해온 대북사업은 이익이 나지 않으면 포기할 수 있다고 밝혀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KCC 정종순 부회장은 14일 서울 서초동 KCC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한BNP파리바 투신운용의 사모펀드가 매입한 현대엘리베이터 주식(12.82%)은 정상영 명예회장이 단독으로 사들인 것”이라며 “이로써 KCC에 우호적인 범(汎) 현대가(家)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은 총 44.39%”라고 밝혔다.이어 “현대중공업 등 다른 현대사까지 포함하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은 50%를 웃돈다.”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은 “앞으로 수익이 나지 않을 경우 현대아산의 대북사업은 재고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KCC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매입은 외부의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부터 현대그룹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조치”라면서 “현대그룹이 재도약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경영권을 보호하고 경영을 일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대그룹 관계자는 “적대적 M&A를 막기 위한 지분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냐.”면서 “KCC로 계열편입을 시키면 현대그룹이 존재하지 않게 되는데 무슨 발전을 꾀하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고 비판했다.현대그룹은 이르면 15일 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KCC의 의도가 완전히 드러난만큼 이제는 적극 대응하겠다는 것이다.KCC의 현대그룹 편입에 대한 ‘명분’ 논란도 일고 있다.정 명예회장이 경영권 방어라는 당초 입장을 번복한 셈이어서 ‘삼촌이 조카 그룹을 빼앗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KCC는 ‘지원군’이 아닌 ‘점령군’이었다는 것이다.

정 명예회장은 정몽헌 회장 사후 지분매입과 관련,“현대그룹을 지키기 위한 것일 뿐 경영권에는 관여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그러나 뒤로는 실명을 활용하지 않고 사모펀드 등을 통해 익명으로 사들였다.

일각에서는 정 명예회장측이 ‘장자일가’의 그룹 경영권 승계에 제동을 건 것을 두고 그를 ‘수양대군’에 비유하기도 한다.또 ‘현대그룹의 정통성’을 계승한다면서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위업 중 하나인 대북사업의 정리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논란이 일고 있다.

KCC측은 그러나 “그룹을 누가 더 잘 이끌어 갈 수 있느냐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정 명예회장은 ‘수양대군’이 아닌 ‘세조’라는 관점에서 평가돼야 한다.”고 강변했다.

김성곤 김경두기자 sunggone@
2003-11-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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