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보졸레 누보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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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11-19 00:00
입력 2002-11-19 00:00
하지만 보졸레 누보는 프랑스 와인 족보에서는 그다지 쳐주는 술은 아니다.프랑스 남부 보졸레 지방에서 생산되는 이 레드 와인은 그해 8,9월에 수확한 포도로 2∼3개월의 짧은 숙성기간을 거쳐 제조되기 때문에 그윽한 느낌의 정통 와인이라기보다는 과일향이 강한 칵테일 같은 술이다.이런 사실은 3∼4년 전 보졸레 누보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하면서 즉각적으로 알려졌지만 그 열풍은 해가 갈수록 더해만 간다.
이에 대해 프랑스의 치밀한 판촉 상술에 국내 술 시장을 내준 꼴이라는 비판도 나온다.프랑스는 지난 1985년부터 보졸레 출시일을 전세계적으로 똑같은 날로 정해 와인 애호가들의 호기심을 부추기며 마케팅을 펼쳐왔다.국내 보졸레 수입량은 해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올해는 작년의 3배가 수입될 것이란 예측이다.
일본을 경유해 들어온 문화사대주의란 비판도 있다.보졸레 열풍은 한국에 앞서 일본에서 한바탕 기세를 떨쳤으며 일본에서 히트한 상품은 한국에서도 뒤따라 히트한다는 우울한 공식을 한국의 보졸레 인기몰이가 또한번 증명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치밀한 마케팅을 한다고 해도 그 상품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닐 터이다.일본 좇아 하기 또한 마찬가지다.한국인들이 11월 셋째 목요일을 기해 낯선 보졸레 누보 술잔을 부딪치는 데는 이런 것들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그것은 평범한 일상으로부터 잠시라도 탈출하고자 하는 ‘축제’이기 때문은 아닐까.낭만과 열광을 향한 디오니소스적 욕망은 포도주와 썩 잘 어울리는 한쌍이다.현대인에게는 축제가 필요하다.
신연숙 논설위원 yshin@
2002-11-1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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