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길섶에서] 배내똥
기자
수정 2002-09-28 00:00
입력 2002-09-28 00:00
한의학에서는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를 전생(前生),태어난 후의 삶을 금생(今生)이라고 한다.그런데 한의학에서는 전생과 금생의 경계를 고고의 성을 터트리는 순간이 아니라 태변을 배설하는 순간으로 잡는다.태중에 있을 때 섭취한 것을 비우고 자기 입으로 젖을 빠는 시점을 생의 진정한 출발로 보는 것이다.
전생의 찌꺼기를 비워야 온전한 탄생이 되는 이치,이것은 몸에만 적용되는 것일까.환골탈태는 감히 엄두를 못 내더라도 한번쯤 자기를 비워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삶이 향기롭다.그런 사람과 마주 앉으면 저절로 편안해진다.
호두껍데기 같은 아집에 갇혀 사는 사람은 항상 전전긍긍한다.이런 사람과 마주하면 이쪽도 덩달아 불안해진다.
김재성 논설위원
2002-09-28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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