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배우들 연기 “물 올랐네”
수정 2002-05-22 00:00
입력 2002-05-22 00:00
인기를 끌고 있는 MBC의 ‘위기의 남자’와 ‘그대를 알고부터’, SBS의 ‘여인천하’에 출연하는 주연 여배우들은 대부분 아줌마.황신혜,전인화,최진실은 결혼한지 꽤 됐을 뿐 아니라 모두 아이까지 있다.결혼만 해도 시원찮은조연으로 몰락하던 예전과 상황이 판이하게 달라졌다.게다가 주인공 자리를 차지한 것 이상의 호응도 받고 있다.황신혜는 ‘위기의 남자’의 세주인공 중에서 가장 주목을받고 있다.시청자 게시판에는 “황신혜의 연기가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의견이 쏟아진다.
‘여인천하’의 전인화 또한 강수연보다 낫다는 의견이적지 않다.캐스팅 당시에는 강수연보다 다소 역할이 적었으나 SBS 연기대상을 공동수상하는 등 전혀 뒤지지 않는인기를 증명하기도 했다.
‘그대를 알고부터’의 최진실은 아예 연하의 남자 주인공을 꿰차는 역을 맡아 35살의 나이가 무색한 연기를 펼치고 있다.이에 반해 미혼 여성들만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KBS1의 ‘햇빛사냥’,SBS의 ‘나쁜 여자들’,KBS2의 ‘내사랑누굴까’ 등은 시청률이 저조해 대비를 이룬다.
이에 KBS의 새 미니시리즈 ‘거침없는 사랑’도 오연수라는 아줌마 배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전력을 가다듬는중이다.
이렇게 아줌마 배우들이 약진하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원인으로는 젊은 여배우들이 TV에서 뜨기만 하면 영화 쪽으로 진로를 바꿔 돌아올 생각을 안 하는 것.요즘드라마는 캐스팅할 만한 배우가 없어 곤욕을 치르고 있다.
또 ‘아줌마는 더이상 무서운 것이 없다’는 전형적인 아줌마 정신(?)이 배우들의 연기에서 그대로 드러나는 점이다.
이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의 PD들은 한결같이 “요즘 결혼한 뒤 여배우들의 기량이 몰라보게 달라진다.”면서 “결혼,출산 등으로 성숙해진 자아가 연기에도 투영된 것”이라고 말한다.
최진실은 “처녀 시절 예쁘고 조신하게 보이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결혼 후에는 연기에 몰입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2002-05-2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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