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통령 선거/ 이모저모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0-11-09 00:00
입력 2000-11-09 00:00
미 대선 사상 가장 치열한 격전으로 기록될 이번 대선은 시종일관 엎치락뒤치락한 접전으로 개표를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그러나 최종승부처인 플로리다주의 재검표에 따라 당선자 발표 유보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나타났다. 미 대선에서 개표 당일결과가 나오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밤을 꼬박 새우며 개표 결과를 지켜보던 미 국민들은 어처구니없는결과에 섣불리 부시 당선을 선언한 주요 방송들에 전화를 걸어 거세게 항의했다.또 많은 외국 정상들이 미 방송들의 보도에 따라 부시텍사스 주지사의 당선이 확정된 것으로 알고 부시에게 축전을 보내오기도 했다.

●부시가 당선된 쪽으로 신문을 제작하던 미 주요 신문과 방송들은플로리다주의 재검표가 불가피해지고 재검표 결과가 언제 공표될지알 수 없게 되자 윤전기를 멈추고 제목과 기사내용을 수정한 것으로알려졌다.

●플로리다주 법무당국은 신속하고 공정한 재검표를 다짐했다.봅 버터워스 플로리다주 법무장관은 몇년 전 플로리다주에서 재검표가 실시됐을 때는 자동개표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이제 자동개표 시스템이 완비된 이상 빠른 재검표가 가능하다고 밝히고 8일중으로 재검표가 끝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플로리다주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을 결정하는 입장에 놓이게 됐기 때문에 플로리다주는 미국의 다른 주들,그리고 다른 나라들에 미국의 선거가 얼마나 정확하고 정직한 것인지 보여줄 의무가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투표의 정확성과 정직성을 언급한 이같은 발언은 두차례나 오보 소동을 벌이며 요동친 개표 과정에 비춰볼 때 얼마나 동감을 얻을 수 있을지 의심된다.

●플로리다주의 재검표에서 부시가 고어를 이긴 처음 결과대로 나타난다면 미국에는 112년만에 전체 득표에서는 뒤지고도 선거인단 획득에서 앞서 대통령에 당선되는 ‘소수파 대통령’이 탄생된다.

부시는 98%의 개표가 완료된 8일 밤 9시 현재 4,797만4,397표(48%)를 얻어 4,818만8,824표(48%)를 얻은 고어에게 총득표에서 뒤졌으나 플로리다에서 이길 경우 대통령에 당선되기 때문이다.

선거 전부터 소수파 대통령의 탄생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 것은 사실이지만 투표 전에는 고어 부통령이 소수파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점쳐졌던 것에 반해 거꾸로 부시가 소수파 대통령으로 탄생하게 됐다는점이 이채롭다.

●미 대통령 선거 플로리다주 개표 결과 민주당 고어 후보와 공화당부시 후보간 표 차이가 1,700여표이기 때문에 플로리다주 법에 의거자동적으로 재개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외교통상부는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8일 하루종일 CNN뉴스를 보면서 미 대통령 선거 결과에 귀 기울여오던 외교통상부 직원들은 이번 선거에서 가장 치열한 접전지로 알려진 플로리다주에서 두 후보간 표차가 1,700표로 8일 오후(현지시간)에 재검표에 들어간다는 뉴스를 접하고 공식성명 발표를 미뤘다.

외교통상부는 “선거결과가 공식적으로 발표될 때까지 공식논평을안 할 계획이다”면서 현지 소식을 계속 확인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보였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재개표 결과도 두고봐야 하겠지만 지금 현재 플로리다주 부재자 5,000여 표가 개표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투표 결과를 좀 더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2000-11-09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