퀼트로 연출하는 새봄 집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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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4-04 00:00
입력 2000-04-04 00:00
퀼트(Quilt)는 물자가 부족하던 시절,자투리 천으로 만든 재활용품이었다.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차원을 넘어 섬유예술의 한 분야로 발전하고 있다.새로운 퀼트기법을 소개하는 세미나와 경진대회,디자인 공모전 등을 통해 이러한분위기를 느낄수 있다.

국제퀼트협회 고재숙회장은 “퀼트인구가 늘어나면서 전문가 수준의 관심을보이는 사람들이 많다”며 ”서양에서는 퀼트가 섬유예술의 한 분야로 올라서 있다”고 말한다.

퀼트는 우리말로 누비를 의미하지만 전통적인 누비와는 다르다.퀼트는 천과천을 잇는 패치워크와 천에 모양을 내 덧붙이는 애플리케,그리고 천 사이에솜을 넣고 누비는 것을 모두 포함한다.천 두겹을 맞대 꿰맨 다음 굵은 실이나 솜을 넣어 오목볼록 효과를 내는 트라푼토(Trapunto)기법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퀼트는 천과 솜,천 3겹을 함께 깁는 것을 말한다.

완성한 작품을 벽에 걸어놓으면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그래서 보통 어렵다는 선입견을 가질수도 있으나 퀼트는 의외로 배우기 쉽다는 것이 고회장의설명. “바느질도 간단하고 패턴도 초보자용에서 전문가용까지 다양해 기본바느질인 홈질만 할줄 알면 누구나 부담없이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퀼트는 쓰임새가 다양하다.벽걸이로 사용하다 싫증나면 이불이나 침대커버등으로 활용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

이불크기의 퀼트작품을 만들려면 적어도 1년이상 배워야 하며 작품에 따라 6개월 이상 걸리는 것도 많다.이처럼 인내심이 필요한 작업인데 직접 사용하기보다는 자녀에게 물려주기 위해서,그리고 나도 할 수있다는 자신감을 얻기위해 전념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퀼트를 하는 이들의 공통된 이야기.

국내에 퀼트가 소개된 것은 10여년전.크게 미국퀼트와 일본퀼트로 나뉜다.미국퀼트는 유럽 귀족부인들 사이에서 성행하던 퀼트가 신대륙으로 건너가면서실용성을 가미, 탄생했다. 이것이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특유의 색채가덧붙여진 일본퀼트가 생겨났다.

퀼트로 아기이불을 만들었다는 주부 백영미씨는 “홈질로 만들어내는 퀼트는생각했던 것보다 휠씬 더 아름답다”며 “하나하나 만들면서 나에게 이런 숨은 솜씨가 있었나 감탄한다”며 즐거움을 감추지 못한다.

퀼트에 사용되는 천은 면이지만 일반 옷감과 다르다.미국이나 일본에서는 퀼트용 천을 생산하는 업체가 따로 있으나 국내에서 대부분 수입해서 사용한다.

일반 천과 차이는 바느질이 수월하도록 올이 성글게 짜여져 있으며 무늬나색깔도 서로 잘어울리도록 염색했다.초보자들이 집에 있는 천이나 시장에서산 천으로 시작해보기도 하지만 어색하고 제멋이 안나는 이유가 바로 여기있다.

재단을 하기전에 천을 세탁하고 패턴을 올 방향에 맞춰 대고 자른다.그래야애써 만든 것이 세탁후 탈색되거나 우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퀼트하우스(www.quilthouse.co.kr) 웹마스터 김윤경씨는 “퀼트에 쓰이는 조각들은 전혀 예쁘지 않다.오히려 우중충하고 칙칙한 것이 많다.그러나 이것들이 모여 아름답게 변신한 것을 보면 자신감이 생긴다”며 “퀼트가 점점생활문화의 한부분으로 자리잡고 있어 누구나 쉽게 퀼트를 배울수 있도록 사이트를 개설했다”고 말했다.

강선임기자 sunnyk@.

*퀼트와 조각보.

조각보는 한복을 짓고 남은천을 한땀한땀 정성 들여 이어 만들 던 것으로퀼트의 한 종류인 패치워크와 같다.

퀼트와 조각보는 물자가 귀한 시절 자투리천을 활용하거나 해어지지 않은 부분만 골라 만든 것으로 근검절약 정신을 엿볼 수 있다.그러나 발전과정에서퀼트는 패턴이 만들어지고 정형화됐으나 조각보는 정해진 패턴이 없는게 다르다.조각보는 천을 이어가면서 잘라내고 이리저리 맞춰 만들므로 오히려 더많은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퀼트에 비해 쉬울 듯한 조각보가 대중화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자수박물관 허동화관장은 우선 “서구지향적인 우리 풍토에 문제가 있다”고지적한다. 우리 조각보의 아름다움은 외국에까지 널리 알려져 있는데 국내에서는 이를 외면하고 퀼트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

허관장은 퀼트는 단체도 많고 조직화되어 있어 배우기도 편하고 재료를 구하기도 쉽지만 조각보는 가르칠 사람이 많지 않고 재료를 구하기가 번거로운점도 보급에 장애가 된다고 말한다.대부분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을 염두에두고 있어 바느질이 힘들고 소재도 섬세한비단이나 모시를 사용하므로 까다롭다.

조각보는 바느질이 아주 곱다.재봉틀로 했을때 제멋이 안나는 것은 손바느질보다 덜 정교하기 때문이다.예로 퀼트는 홈질로 1㎝ 내에 바늘땀이 2∼3개들어갈 정도로 성글게 바느질하거나 재봉틀로도 가능하지만 조각보는 홈질을비롯, 감침질 통솔 곱솔 등 여러가지 바느질법을 써야 하며 한올에 한땀씩 촘촘하게 해야한다.감침질도 한땀 간격이 1㎜일 정도로 섬세하다.

퀼트강사로 활동하다 조각보의 아름다움에 이끌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서조각보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박성희씨는 “조각보는 바느질이며 소재 다루기가 매우 까다롭지만 배색에 신경을 쓰지 않더라도 완성후 서로 잘어우러지질정도로 조형미가 뛰어나다”며 “소재를 좀 더 다양화한다면 대중화가 쉽지않겠느나”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강선임기자.
2000-04-0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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