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혼욕 데이트’ 유행(뉴스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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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11-19 00:00
입력 1998-11-19 00:00
◎가족혼욕 옛 풍습 대신/20­40대 커플위주 변모

【도쿄 黃性淇 특파원】 일본에서 거의 자취를 감춘 혼욕(混浴)이 하코네(箱根) 벳푸(別府) 등 유명 온천에서 다시 성행하고 있다. 불황으로 단체 온천여행객이 줄어들자 온천업계가 내놓은 고육지책이지만 반응은 폭발적이다.

목욕시설의 부족 등으로 가족이나 남녀노소가 한 욕탕에 들어갔던 과거의 혼욕 풍습과는 달리 지금의 혼욕은 커플 위주. 오붓한 시간을 온천에서 즐기려는 커플의 증가와 온천업계의 불황 타개 전략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특히 ‘혼욕 데이트’를 즐기려는 혼전의 20대 남녀에게 큰 인기다.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도쿄(東京) 근교의 관광지로 유명한 하코네에서 ‘혼욕’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시설을 바꾼 온천만 30곳. 욕탕 시설을 짧게 짧게 빌려주는 곳도 생겼다. 대기실에서 20∼40대 커플들이 차례를 기다리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대부분 30분 단위인데도 2시간이 넘도록 나오지 않는 커플이 늘어나면서 욕탕 곳곳에 ‘성행위 금지’라는 경고문구까지붙여가며 ‘회전율’을 높이고 있다. 노천온천이 딸린 숙박업소 객실은 하룻밤에 1인당 3만5,000∼6만엔으로 30분짜리보다 훨씬 비싼 편. 그러나 상당수의 온천이 토요일은 내년 3월까지 예약이 꽉 차 있을 만큼 성황이다.

이들 온천에 예약이나 문의를 해오는 쪽은 놀랍게도 20대 초반의 여성이 대부분. 한 업자는 “예약은 물론 체크아웃때 돈을 지불하는 것도 20대 여성이 가장 많다”고 귀띔했다.

딸의 혼전 여행을 반대하는 부모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혼욕여행을 부추기는 데 한몫하고 있다. 지난해 실시된 한 조사에 따르면 부모들의 47.5%만이 자식들의 혼전 여행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욕 데이트를 했다는 한 여성(22)은 “모처럼 두 사람이 여행하면서 남녀탕으로 따로 들어가는 것은 너무 재미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1998-11-1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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