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천성도 조작… 닭이 메추라기 소리
수정 1997-03-07 00:00
입력 1997-03-07 00:00
【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 AP 연합】 메추라기의 울음소리를 내고 메추라기처럼 고개를 끄덕이는 닭이 뇌세포이식을 통해 만들어짐으로써 동물의 천성적 행동의 이식이 가능할수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샌디에이고신경과학연구소의 실험신경생물학자 에번 밸러번 박사는 국립과학원 회보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미국산 닭의 뇌에서 닭의 울음소리와 고갯짓을 관장하는 특정세포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일본산 메추라기의 울음소리와 고갯짓에 관여하는 뇌세포를 이식,메추라기처럼 울고 고갯짓을 하는 닭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밸러번 박사는 닭과 메추라기의 수정란을 48시간동안 부화기에 넣었다가 알껍질에 작은 「창」을 뚫은 다음 배아상태에 있는 닭의 뇌중 특정부분을 떼어내고 그 자리에 메추라기로부터 채취한 닭뇌의 특정부분에 해당하는 뇌세포를 이식한 결과 나중에 부화돼 태어난 이 닭은 메추라기처럼 울고 고갯짓을 했다고 말했다.
밸러번 박사는 메추라기의 뇌세포가 이식된 닭과다른 닭의 뇌세포가 옮겨진 닭의 울음소리와 고갯짓을 비디오테이프에 담아 비교하는 한편 이 닭들이 태어난지 14일 후에 죽여서 직접 뇌세포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 실험은 동물의 복제와는 다른 것이지만 최근 발표된 양과 원숭이의 복제성공에 뒤이은 것이어서 유전실험을 둘러싸고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1997-03-0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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