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독립 미해결 “미완의 평화”/러체첸협정 배경·전망
기자
수정 1996-05-29 00:00
입력 1996-05-29 00:00
러시아연방과 체첸반군이 6월1일부터 휴전에 들어가기로 합의,코카서스 남부지방이 평화의 봄을 맞게 됐다.체르노미르딘 총리와 얀다르비예프 반군측 협상대표는 27일 17개월을 끌어온 내전을 6월1일 0시를 기해 종식한다는 협상안에 서명했다.
이번 합의는 대통령선거를 3주 앞둔 옐친 대통령의 조급함과 그동안의 전화로 더이상 전쟁을 치를 수 없게된 반군측의 현실 인정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특히 이번 합의로 전쟁의 포성이 멎는 것은 물론 수천명에 이르는 포로까지 교환하게 됨으로써 옐친에게 큰 정치적 승리를 안겨주는 셈이 됐다.극단적이긴 하지만 모스크바의 한 여론조사는 옐친 대통령이 체첸사태를 종식시키면 승리할 가능성이 80%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체첸분리주의자의 입장에서도 이번 합의는 큰 성과라고 보여진다.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체첸공화국의 경제재건을 위해 옐친 대통령이 엄청난 금액의 경제지원을 약속했다는 얘기도 들린다.반군측이 또 모택동식 게릴라전에서도 이미 한계에 부딪친지 오래다.병사수도 급감하고 있고 현재와 같은 무기·식량보급 상황에서 「러시아를 괴롭힐 수는 있어도 러시아를 굴복시킬 수는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이번 회의에 반군측 대표로 참여한 아흐메드 자카예프 반군사령관 스스로도 『우리는 전쟁을 계속 끌 수는 있다.그러나 연방을 상대로 승리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따라서 이번 휴전은 반군측에서 볼 때 선거 이후에 닥쳐올 「예기치 못한 상황」에 전열을 가다듬을 시간을 벌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협상에서는 체첸공화국의 독립문제가 논의되지 않음으로써 일시적인 휴전만 가져올 것이며 선거를 전후해 다시 전쟁상태가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모스크바 전문가들은 옐친 대통령이 재선되면 보다 강경책을 쓸 공산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말하자면 지금까지의 협상전략은 「대선선거전술」이었다는 셈이다.소식통들은 체첸독립 문제가 매듭지어지지 않고는 어느 협상도 러시아연방에 영구평화를 심지 못할 것이며 대선이 끝나면 또다시 충돌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모스크바=류민 특파원〉
1996-05-29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