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전국구」 두집살림 구태/백문일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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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7-26 00:00
입력 1995-07-26 00:00
신당 참여의사를 밝힌 민주당 전국구의원들의 탈당시기가 정기국회 이후로 미뤄졌다.이에 따라 신당파는 여의도 본가(김대중씨 신당)와 마포 민주당사에 두집살림을 차리게 됐다.

신당은 국가와 국민이 부여해준 의원직을 성실히 수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의원 한사람 한사람이 헌법기관이기 때문에 탈당에 따른 의원직 상실 등의 문제는 쉽게 결정할 사항이 아니라고 부연했다.

따라서 정기국회에서 소임을 다한뒤 의원 각자의 소신과 당의 입장을 논의해 정리할 문제라고 말했다.일응 일리가 있는 얘기로 들린다.국민의 뜻을 함부로 거스를 수 없다는 명분이 그럴싸하게 들린다.

그러나 한꺼풀 벗겨보면 명분은 온데간데 없고 다른 계산이 숨어 있는듯 하다.전국구의원이 탈당하면 의원직은 잃게되고 이는 민주당 잔류파에게 전국구 의원의 무상증여와 민주당내 신당의 세력 소멸을 의미한다.

물론 전국구 예비후보의 절반 정도는 동교동계로 신당에 동조할 사람들인 것으로 분석되기도 하지만 이기택총재 등 잔류파에게 다소나마 보탬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신당은 거센 여론의 비난을 무릅쓰고 집을 뛰쳐나온 마당에 민주당에 도움될 일을 그대로 놔둘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신당이 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하며 의원직을 지닌채 민주당을 탈당하는 방안을 찾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그러나 신당의 의도와는 다른 해석이 내려지자 신당은 생각을 또 바꿨다.탈당에 의해 의원직을 내놓을 바에는 차라리 민주당에 잔류시켜 「원격조정」하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당초 정기국회까지 탈당하겠다며 다소 유보적인 입장이 정기국회 이후,또는 그 이상 잔류로 선회했다.신당측은 『민주당이 제3야당이 되도록 도와주기 위한 일』이라고 낯두꺼운 소리를 했다.그러면서 『민주당 행사에는 일체 참여하지 않고 의원직만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로 이점이 신당의 이중성을 대변한다.민주당의 전국구의원은 국민이 민주당에게 준 지분이다.또 개별지역구가 아닌 정당자체에 귀속돼 당적을 이탈하면 의원직을 잃게돼 있다.그럼에도 신당이 「국민이 부여한 의원직…」을 운운하며 당적을 바꾸려 한 점이나 「몸따로 마음따로」를 강요하며 두집살림을 차리겠다는 것은 상식밖의 일이다.새로운 정치를 한다면 낡은 것부터 훌훌털어버려야 하는 것이 아닐까.
1995-07-2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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