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 불자,「스님,꽃필 날이 멀었습니까」 후속편 발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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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12-18 00:00
입력 1994-12-18 00:00
성철스님이 한 여성 불자를 사랑한 것으로 묘사하여 불교계에 파문을 일으켰던 수상집 「스님,꽃필 날이 멀었습니까」의 후속 제2권이 준비되고 있다.
강헌정씨(51)가 쓴 「스님,꽃필 날이…」는 지난 10월 성철스님 1주기에 맞추어 자유문학사가 펴냈다.그러나 성철스님 속가의 딸 불필스님과 문도들의 항의로 출판사가 곧 배포를 중단,인쇄본 1만부 가운데 7천부가 전국 서점에 깔리는 것으로 그쳤다.배포중단을 요구한 이유는 책내용 중에 저자(강헌정) 자신을 성철스님이 사랑한 여인으로 묘사한 대목이 들어있다는 것.이는 평생을 수행으로 살아온 스님에게 누가 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한 저자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스님의 사랑은 속인의 고뇌를 감싸안은 간절할 법력일뿐 세속적 애정이 아니라는 반론을 폈다.그러한 사랑의 표현이 자칫 오해를 불러 일으킬지도 모른다고 염려한 부분들이 있기는 하다.「큰 스님의 강렬한 사랑이 날 못견디게 만든다.가슴의 불을 내색하지 않으시고 나를 한번 정시하시기 위한 표내지 않는 걸음걸이들.우리는 두 사람이 다 불덩어리다」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사랑이라는 말을 빌리지 않고는 큰 스님의 법력을 헤아리는 글을 쓸 수 없었다는 이야기다.세속의 애정 따위의 사랑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큰 스님이 진심으로 가르쳐 준 불법이 지금도 사랑으로 다가온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그래서 성철스님이 열반에 들기 전 여덟해 동안의 법문을 하나 빼놓지 않고 들을 수 있었다고 술회했다.
「스님,꽃필 날이…」에는 그 법문이 모두 들어있다.선지식이 여간하지 않고서는 듣기가 어렵기로 유명한 성철스님의 법문을 모두 담았다.그것도 쉬운 말을 골라 풀어 썼다.이때문에 배포중단을 요구했던 문도중의 몇몇 스님들조차 법문해석에는 칭찬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자가 후속 2권을 쓰기로 원력을 세운 것은 성철스님이 열반 이후에도 생전과 다름없이 불자들 가슴에 살아있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다.무심히 던져준 스님의화두 하나까지도 모두 기록해 둔 탓에 「스님,꽃필 날이…」 제2권의 집필도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그만 앉아 있거라』는 스님의 목소리를 지금도 듣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참선의 자리를 툭툭 털고 일어나 동사섭(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살면서 불법을 전파하는 일)을 실천하는 마음으로 글을 쓸 계획이다.
저자는 절밥을 거저 얻어 먹는 대신 절일을 하면서 전국 열대여섯군데 사찰을 찾아 10년 가까이 수행정진한 불심을 가지고 있다.<황규호기자>
1994-12-1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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