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7백만대(외언내언)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1994-08-25 00:00
입력 1994-08-25 00:00
국내 자동차수가 7백만대에 도달했다.요즘엔 하루 3천대씩 늘고 있다.그러니까 6백만대로부터 7백만대에 이른 기간은 단 1년.작년 7월부터 올 6월말까지 1백9만대가 늘어났다.이것을 더 중요한 지표로 봐야 한다.이제부턴 연간 최소 1백만대씩은 늘어갈 것이다.운전면허자수는 벌써 1천4백만명이다.

또다른 기록도 있다.금년 상반기에 한국 자동차 6사는 1백14만대를 팔았다.6개월에 1백만대 판매돌파를 이룩한 것이다.자동차사들에겐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이 없을 것이다.그러나 이중 80만대는 내수용.자동차 소유와 판매의 기쁨을 넘어 이제 우리도 자동차란 과연 상쾌한 문명의 이기인가를 좀 철학적으로 생각해볼 때가 된 것이다.

「모든 기술은 인간의 좋은 하인이기는 하지만 결코 좋은 주인은 아니다」라고 말한다.이 말의 대표적 사례가 자동차다.세계 자동차수는 90년대초 4억대를 넘어섰다.하지만 연간증가율은 줄기 시작했다.70년대엔 연5%씩 늘었으나 80년대엔 3%로 내려섰다.자동차가 야기하는 문제들이 너무 심각하게 도처에서 늘어났기 때문이다.

교통혼잡,도로와 주차장시설확보혼란,스모그현상의 주범이 모두 자동차다.석유위기가 있을 때는 또 자동차의존도가 높은 사회일수록 경제·정치적 취약성을 갖게 된다.이 곤혹스러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엔진소음과 경적음만 해도 개인의 정신적 긴장을 거쳐 사회적 장애까지 만든다고 보고 있다.1990년 미국 13개 주요도시에서 실시한 한 조사에서 미국기업인의 51%가「교통상태가 고용인의 사기·생산성·시간관념·감정상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응답했다.

우리도 지금 무엇인가 영향을 받고 있다.하지만 영향 같은 것을 포괄적으로 생각하는데 이르진 않고 있다.급하게 폐차장 고민 같은 것은 해야 할 것 같은데 그것도 대단찮다.그래서 길가에 그저 버리고 가는 폐차가 연간 1만대다.그러니 이제 차 1천만대의 기록보다 폐차 1백만대의 고통을 보게 될 것이다.
1994-08-25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