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사랑의 참뜻/서경보스님(굄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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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6-10 00:00
입력 1994-06-10 00:00
지구촌의 나라마다 잘살기위한 전쟁이 어느때 보다도 가열화되고 있는것 같다.

목화 경제전쟁 시대를 맞은것이다.돈벌기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할까.

돈벌기 싸움에서 현대화·과학화는 거역할수 없는 추세이다.그러나 이 과정에서 우리는 소중한것을 잃고 있다.구수한 숭늉에 비유되는 푸근한 인심이며 이기 아닌 이타의 선비정신,그리고 우리 것을 아끼고 사랑하는 문화애호정신등을….특히 민족의 정신과 예술의 결집체인 문화유적에 대한 우리의 사랑은 미흡하기 짝이 없다.

얼마전 남대문옆을 지나면서 문득 프랑스 파리를 떠올린 적이 있다.시내 중심에서도 아름다운 유적을 한껏 자랑하는 파리의 모습과 우리의 현실이 너무도 대조되고 있다는 생각에서 였다.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유산을 잘 보존하기위해 유적 주변의 건축물 높이까지 제한하고 있는 저들의 문화애호정신과 긍지가 새삼 부러웠다.그리고 이는 가진자의 넉넉함이 빚은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새삼 깨달았다.

국보제1호인 남대문은 주변의 고층현대 빌딩에 가리어 초라한 몰골이된지 오래이고 자동차의 매연을 뒤집어 쓴채 날로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우리의 귀중한 문화재나 전통적 환경이 훼손되거나 파괴되는 현상은 여기에만 그치는것이 아니다.관광의 보고랄수 있는 제주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제주도인들의 생활예술이던 돌담마저 현대화라는 미명아래 규격화된 벽돌담으로 뒤바뀌고 있는것이 현실이다.현대화를 위한 개발도 좋지만 전통적 환경을 보존할수는 없는 걸까.한번은 관광차 한국에 온 외국분이 가장 한국적인 곳을 안내해줄것을 요구해 온일이 있다.갑자기 생각나는곳이 없어 용인 민속촌으로 안내했다.내심 크게 기뻐할줄 알았으나 그의 표정은 실망스런 것이었다.그리고 푸념하듯 내게 던진 그분의 말을 떠올리면 지금도 얼굴이 달아오른다.『나는 이렇게 인위적으로 만들어진것을 보려는게 아닙니다.있는 그대로,본래대로의 한국인들의 삶의 모습을 알고자 합니다.이것은 연극에 불과합니다』<세계 불교법왕청 법왕>
1994-06-1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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