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행실천” 권장비 세우기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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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10-15 00:00
입력 1991-10-15 00:00
◎“사재 털어 150개”… 정병선옹/“물질만능에 젖은 세태보고 결심”/가족도 모르게 준비… 3백개 목표

『효(효)는 모든 행동의 근본입니다.요즘 사람들은 서양의 물질문명속에서 효도의 의미를 잊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요즈음같은 물질만능주의 세태속에서 효도를 권장하는데 온몸을 다 바치고 있는 사람이 있다.

지난 10년동안 전국 방방곡곡으로 돌아다니며 효도권장비를 세워온 평천 정병선옹(75).정옹이 그동안 세운 효도권장비는 자그마치 1백50여개에 이르고 있다.

그는 지난 81년 경주 정씨종친회 회장직을 맡고 부터 이 일을 시작했다.

『고희(고희)를 눈앞에 두고 지나간 셰월을 되돌아보니 세상의 물질은 날로 풍성해지는데 올바른 정신은 날로 시들어 가는게 여간 안타깝지가 않더군요』

그는 결심이 서자 서울에 가지고 있던 조그만 점포 4곳과 고향 충남 서산에 있는 염전등을 처분했다.

그리고 그동안 모아두었던 30여개의 예금통장도 헐었다.큰일은 혼자하는 것이란 생각에 이 일은 가족들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그는 성균관전의로 있으면서 사귄 대전대 명예교수 정주영박사(당시 성균관부관장)에게 부탁해 비문을 받았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다.효도하여 본을 세우자.본을 세우지 아니하면 인간의 도(도)가 서지못함이 역사의 증언이다.…효성으로 하늘의 뜻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참된 모습에 축복이 있을 것이다』

비문이 완성되고 비석을 만들기까지 꼭 10년의 세월이 걸렸다.

마침내 지난 3월13일 서울 성동구 군자동 한국청년회의소 본관앞뜰에 첫 효도권장비를 세웠다.

전국적으로 모두 3백개를 세울 계획아래 충남 홍성,강원도 설악산관광안내소앞,울릉도등 주로 사람들의 눈에 잘 띄는 곳을 찾아 계속 비를 세워나갔다.

비를 세우기 어려운 곳에는 가로 40㎝·세로 30㎝쯤 되는 축소된 비를 만들어 기증했다.

이 작은 비만도 2백여개나 됐다.

『처음에는 각 도·군등에서 비를 세울 땅조차 주려고 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요즘에는 너도나도 비석을 세워달라고 전화를 걸어온다』고 더 없이 흐뭇해했다.

정옹은 『이제 할일이 있다면 경기도 동두천에 매입해 놓은 땅 8천여평에유교학관을 세워 후학들에게 효를 가르치는 일과 살아 생전 통일이 이뤄져 북에도 효도권장비를 세우는 것』이라고 했다.<박홍기기자>
1991-10-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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