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우리말] 김치는 담는 걸까 담그는 걸까/오명숙 어문부장
오명숙 기자
수정 2020-10-22 03:20
입력 2020-10-21 20:42
그런데 이 김치를 어떤 이는 ‘담았다’고, 누군가는 ‘담갔다’고 한다. ‘담궜다’고 하는 이도 있다. 어떤 게 바른 표현일까.
‘담았다’의 기본형인 ‘담다’는 ‘어떤 물건을 그릇 따위에 넣다’, ‘어떤 내용이나 사상을 그림, 글, 말, 표정 따위 속에 포함하거나 반영하다’란 뜻이다. 그러니 ‘김치를 담다’란 말은 김치를 그릇 따위에 넣는다는 뜻이다.
‘액체 속에 넣다’, ‘김치, 술, 장, 젓갈 등을 만드는 재료를 버무리거나 물을 부어서 익거나 삭도록 그릇에 넣어 두다’란 뜻의 동사는 ‘담그다’이다. ‘담그다’는 담가 담그니 등으로 활용된다. ‘된장을 담그다’, ‘책에 장 담그는 법이 자세히 소개돼 있다’처럼 쓰인다.
그렇다면 ‘담궜다’ 또는 ‘담궈’는 어떻게 봐야 할까. 이런 표현이 가능하려면 기본형이 ‘담구다’여야 하는데 ‘담구다’란 동사는 없다.
따라서 ‘우리 집은 김치를 직접 담아 먹는다’, ‘어머니가 담궈 주신 김치’ 등은 ‘우리 집은 김치를 직접 담가 먹는다’, ‘어머니가 담가 주신 김치’처럼 써야 한다.
oms30@seoul.co.kr
2020-10-22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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