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입고, 뛰고, 정찰… ‘아이언맨’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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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업데이트 2024-06-13 04:40
입력 2024-06-13 04:40

진화하는 외골격 로봇 개발

美 공동 연구팀 ‘네이처’ 게재… AI가 외골격 로봇 자율제어… 장착 시간·에너지 사용 줄여
‘어벤저스’ 가운데 ‘아이언맨’은 다른 슈퍼 히어로들과 달리 평범한 인간이다. 그렇지만 그의 엄청난 능력은 아이언 슈트라는 장치에서 비롯된다. 아이언 슈트는 웨어러블 로봇, 일종의 외골격 로봇이다. 외골격 로봇은 로봇 팔이나 다리 등을 사람에게 장착해 신체 기능을 강화하는 보조 장치로 1960년대 미 해군에서 군인들이 무거운 포탄을 쉽게 옮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개발됐다. 최근에는 노약자와 장애인의 활동을 돕기 위해서나 산업 현장과 군대 등에서 수요가 늘어나면서 외골격 로봇 관련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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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골격 로봇은 로봇 팔이나 다리 등을 사람에게 장착해 신체 기능을 강화하는 보조 장치로 산업 현장과 군대 등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외골격 로봇을 장착한 채 정찰하는 군인의 모습. 밀리터리 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외골격 로봇은 로봇 팔이나 다리 등을 사람에게 장착해 신체 기능을 강화하는 보조 장치로 산업 현장과 군대 등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외골격 로봇을 장착한 채 정찰하는 군인의 모습.
밀리터리 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이런 가운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엠브리리들 항공대, 미시간대,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뉴저지 공과대,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 캠퍼스 공동 연구팀은 인공지능(AI)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외골격 로봇 훈련 기간을 줄이며 걷기, 달리기, 계단 오르기, 짐 옮기기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때 에너지를 훨씬 덜 들이면서 효과적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6월 13일자에 실렸다.

외골격 로봇은 사람의 신체 능력을 보완하고 이동성을 개선해 준다는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입고 벗기가 불편해 착용에 시간이 오래 걸리며 정해진 작업 외의 활동은 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착용자 맞춤형 움직임을 위해서는 사전에 착용 실험과 시뮬레이션, 복잡한 조정 과정이 필요하다. 걷거나 뛰거나 계단을 오를 때 착용자에게 필요한 힘과 착용자가 그 힘을 언제 가해야 하는지 등 외골격 로봇을 훈련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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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신경망 컨트롤러로 구현된 휴대용 외골격 로봇을 장착하고 걷는 모습.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제공
인공지능 신경망 컨트롤러로 구현된 휴대용 외골격 로봇을 장착하고 걷는 모습.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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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신경망 컨트롤러로 구현된 휴대용 외골격 로봇을 장착하고 걷는 모습. AI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만든 프레임워크를 가진 외골격 로봇은 미착용 시와 비교해 달릴 때 에너지가 13.1% 더 적게 사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제공
인공지능(AI) 신경망 컨트롤러로 구현된 휴대용 외골격 로봇을 장착하고 걷는 모습. AI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만든 프레임워크를 가진 외골격 로봇은 미착용 시와 비교해 달릴 때 에너지가 13.1% 더 적게 사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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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오를 때는 에너지가 15.4% 더 절감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제공
계단을 오를 때는 에너지가 15.4% 더 절감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제공
이에 연구팀은 AI 알고리즘을 물리적 로봇 기술에 통합해 AI가 외골격 로봇을 자율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인간의 움직임, 근육 조정, 외골격 로봇 제어를 위한 세 종류의 AI 신경망을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AI 적용 외골격 로봇은 인간의 움직임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 자체적으로 수백만 번의 시뮬레이션 실험을 수행하면서 걷고, 뛰고, 오르는 방법을 학습한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사전 장착 실험이 필요 없기 때문에 사용자가 외골격 로봇을 실제 장착하기까지의 시간이 단축되고 착용자를 좀더 효과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한다. AI는 외골격 로봇을 장착한 사람의 미세한 신체 움직임을 감지해 다리를 언제, 어느 방향으로 뻗을지 혹은 구부릴지 예측해 동력을 전달하기 때문에 착용의 불편함을 훨씬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을 적용한 외골격 로봇을 연구원들에게 착용케 한 뒤 달리기, 걷기, 계단 오르기 등 동작을 수행하게 해 에너지 사용 정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외골격 로봇을 착용하고 걸을 때는 그렇지 않을 때보다 에너지 사용이 24.3% 줄었고 달릴 때는 13.1%, 계단을 오를 때는 15.4%나 에너지가 절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사지 마비나 사지 절단 장애인을 위한 로봇 의수 및 의족에도 이번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추가 연구 중이다. 연구를 이끈 하오 수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교수(로보틱스)는 “외골격 로봇이 상황에 맞춰 즉시 인간의 움직임을 돕는 새로운 AI 로봇 프레임워크를 만든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며 “사람들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면서 에너지를 덜 쓰도록 하는 SF적 상상력을 현실화했다”고 말했다. 수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비장애인과 장애인 모두를 위한 보조 로봇 개발을 가능하게 해 줄 것이며, 외골격 로봇의 대중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2024-06-1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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