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보존 정부 인식전환 급선무”/취임 첫 기자회견 김홍남 국립민속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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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10-08 00:00
입력 2003-10-08 00:00
“이렇게 말해도 괜찮을지 모르지만 그동안 문화재 파괴의 주범은 사실상 정부였습니다.그런 만큼 정부에서 제가 할 일은 많습니다.”

김홍남(金紅男·55) 신임 국립민속박물관장이 7일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가졌다.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을 통하여 유산 보존에 힘써온 그답게 “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정부의 인식 전환”을 일성으로 내놓았다.

김 관장은 “정부의 문화유산 보존쟁책은 그동안 보존·수리 차원에 머물렀다.”고 지적하고 “이제는 콘텐츠 위주로 바꾸어야 하며,이런 과정에서 민속박물관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산 문제에도 “그동안에는 양을 늘리는 데에는 어렵지 않게 예산을 배정하면서도,질을 높이는 데는 외면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이제는 문화의 질을 높이는 데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중국미술을 전공한 미술사학자인 김 관장은 이화여대에 재직하며 6년 동안 박물관장을 맡기도 했다.그는 “민속박물관에 한 해에 30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는 것은 대영박물관과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가슴벅찬 일”이라면서 “대학 박물관과는 도저히 비교할 수 없다.”며 의욕이 넘쳤다.

김 관장은 “민속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과 전통 문화의 양대 축(軸)”이라고 했다.그는 “중앙박물관이 고고·미술 중심이라면 민속박물관은 생활사 중심으로 중요한 기능을 갖고 있다.”면서 “경복궁 복원 계획에 따라 박물관을 옮기는 것은 운명인 만큼 그동안 추진한 용산 이전 계획이 이루어지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김 관장은 최근 민속학계가 민속학 비전공자임을 내세워 취임 반대 성명을 발표한데 대해서는 “영암 구림마을의 보존에 앞장서는 등 민속에 대한 열정을 알아 주었으면 한다.”면서 “15년간의 박물관·미술관 경험을 살릴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당부했다.



김 관장은 “앞으로 민속박물관을 모든 면에서 여성적 섬세함으로 바꾸어 나가겠다.”면서 “내가 여성적이지 않다고 소문이 난 것은 사회활동을 하는 여자를 제대로 볼 줄 모르는 남자들의 오해”라고 잘라말했다.

서동철기자 dcsuh@
2003-10-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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