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출입국등록제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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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6-10 00:00
입력 2002-06-10 00:00
미국이 테러방지대책의 일환으로 발표한 ‘국가안보 출입국 등록제’를 둘러싸고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아랍연맹이 합법성 여부에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출입국 등록제’와 관련,국제사회의 비판에 개의치않는 분위기다.

부시 행정부로서는 느슨해진 대(對)테러전쟁에 대한 국제연대의 강화와 이라크 공격에 대한 아랍권 동의 등이 절실하다.

하지만 이보다는 9·11테러 가능성에 대한 사전경고 처리를 둘러싼 정보기관들간의 공조부재와 처리 미숙,대테러전의 궁극적 목표 등을 둘러싼 미국내 비난의 목소리를 누그러뜨려 몇 달 남지 않은 중간선거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는 것이 더욱 시급해졌기 때문이다.부시 행정부는 국가안보 업무를 총괄할 국토안보부도 중간선거전에 설치하기 위해 대의회·국민 설득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테러지원국’과 연계된 외국인 방문객에 대한 지문채취 및 사진촬영을 의무화하고 외국인 방문객의 출입국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국가안보 출입국 등록제’를 발표했다.

●아랍연맹 반발= 아랍연맹은 8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안보 출입국 등록제’가 이슬람 신도와 아랍권에 대한 차별대우라며 이 제도의 합법성 여부에 의문을 제기했다.아무르 무사 사무총장은 아랍연맹이 현재 이 제도의 합법성과 정치적 목적 등을 면밀히 검토중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앞서 아랍 인권단체들은 올 가을부터 실행될 출입국 등록제가 계획대로 실시된다고 미국이 더 안전해진다는 보장도 없으며,오히려 이슬람과 아랍권내에서 미국의 이미지만 악화될 것이라며 시행에 강력 반대하고 있다.

●국제사회 비난 고조= 메리 로빈슨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은 미국의 새 대테러대책에는 우려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시민적 자유의 침해와 합법적인 정치적 반대에 대한 탄압”이라고 우려했다.

피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미국이 세계에 나치식으로 군림하려 한다고 맹비난했다.

카스트로 대통령은 8일 제2의 도시 산티아고 데 쿠바에서 행한 군중연설에서 미국대통령의 권한과 특권이 너무 광범위하며 마치 세계의 주인인양 행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그는 9·11테러 이후 미국이 전세계에 “나치식 개념과 방식”을 부과했는데도 세계 대다수 국가들이 침묵함으로써 미국이 세계의 주인이자 경찰관인 것처럼 행세하며 “나치식 개념과 방식”으로 세계를 통치하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미 국토안보부 이르면 9월전 설치= 국토안보부 신설계획에 미국 정치권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이르면 9월중 현실화될 전망이다.

부시 대통령은 8일 주례 대국민 라디오 연설에서 국토안보부 신설을 골자로 한 연방정부 개편안이 회기내에 통과될 수 있도록 해당지역 의원들을 설득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리처드 게파트 하원 민주당 원내총무는 한 술 더 떠 의회와 대통령이 9·11대참사1주년 이전에 이 문제를 매듭지을 것을 촉구,부시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김균미기자 kmkim@
2002-06-1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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