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발명전서 은상/김종호씨(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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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9-23 00:00
입력 1992-09-23 00:00
◎“「저반사광 백미러」 세계서 가장 우수”/11년 연구끝에 개발… 반사율 65%/독 벤츠사·미 전문업체 등서 납품요청

창조적 아이디어가 기술혁신을 낳고 기술혁신이 일류상품을 만든다.모방과 창조의 천재 일본은 일찍이 왕자가 선두에서 진흥운동을 펼 정도로 발명운동에 힘써 세계중요생필품의 상당부분을 발명해냈다.과감한 발상의 전환으로 세계의 기술장벽을 넘어야 하는 때.부단한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하나씩 신개발로 세계시장을 노크하는 우리의 발명가들을 주1회씩 이 자리에 초대한다.

눈이 안부시고 밝게 보여 특히 야간의 운전에 더욱 효과적인 자동차용 「저반사광유색유리」로 오는10월말 독일 뉘른베르크의 국제발명전시회에 참가하기위해 바쁜 발명가 김종호씨(43).

인천시 북구 박촌동 147 서진산업을 경영하는 그는 손수 「저반사광 유색유리제조방법」으로 특허를 획득,사업을 일궈 연간 5억여원의 매출실적을 올리고 있는 사업가이기도 하다.

그가 「저반사광 유색유리」의 개발에 뛰어든 것은 지난78년.

당시 그는 50평규모의 공장에서부인 박일미씨(43),종업원 4명등과 함께 일반유리업체에서 들여온 유리를 거울로 만들어 납품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밤 차를 몰고가다 백미러를 보는 순간 뒤차의 불빛 때문에 눈이 부셔 사고를 낼뻔했다는 것이다.

『그후 눈이 부시지 않고 운전자의 피로를 줄일수 있는 거울을 만들수 없을까를 생각했습니다』

그는 먼저 흰거울,알루미늄거울,은거울등 기존의 거울성분및 제조기술등에 대한 분석에 들어갔다.

눈이 안부시면서도 밝고 변색이 없는 거울을 만들기위해서는 기존의 제조기술로는 안된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리에서 나오는 청색,니켈의 푸른색,크롬의 흰색등 금속을 혼합해 이로부터 생기는 산화물질을 추출해 거울의 색을 만들기 시작했다.

실패를 거듭하기 11년만인 89년 4월 드디어 그가 원하는 복합금속에서 푸른빛을 띤 노란색의 안료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와함께 그는 제조한 안료를 유리에 칠해 진공증착기안에서 알루미늄과 페인트를 입히는 특수공정기술도 개발했다.

이 공정과정을 거쳐 생산한 제품이 저반사광 유색유리인 소위 「컬러 매직미러」라는 상표로 시판되고 있는 자동차용 백미러이다.

그는 『시험결과 이 특수거울의 반사율은 65∼75%인데 비해 은거울은 90%,알루미늄거울은 80%이나 이 거울은 빛의 흡수가 좋아 눈이 안부시고 변색이 전혀없는 특징을 가졌다』라며 세계의 어느제품보다 우수하다고 자부했다.

이 제품은 지난해 4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발명전시회에서 은상을수상,발명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한편 이 제품은 최근 독일의 벤츠자동차회사의 요구로 견본을 보냈으며 국내는 물론 미국등의 전문자동차거울 업체등에서도 납품거래 요청이 들어오고있는 상태이다.

『발명은 기존의 제품을 토대로 끊임없는 시행착오를 거쳐 누구도 생각하지못한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발명을 이렇게 정의한 그는 『발명가는 허황되지 않고 분수에 맞는 아이디어에서부터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89년 이 특수거울 제조기술을 특허출원해 지난 2월 특허를 얻은 그는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창업자금을 지원받아 4백여평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박홍기기자>
1992-09-2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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