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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리났네, 난리났어, 봄꽃 난리

수정: 2021.03.05 01:53

[포토다큐] 남도에 먼저 찾아온 봄의 전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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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라도 함평의 한 들판에 핀 꽃 위로 무당벌레가 부지런히 꿀을 나르고 있다.

오늘은 24절기 중 세 번째인 경칩이다. 경칩이 지나면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속담이 있듯 부쩍 올라간 봄 기온이 살갗에 와닿는다. 초목에는 새싹이 돋아나 산천을 푸르게 물들이고 겨울잠에서 깨어난 생명들의 기지개가 계곡을 생기로 가득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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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구례 산동면 산수유마을에서 고양이가 만개한 산수유 꽃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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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남해군 설천면 바다 위의 작은 무인도 큰 목섬에도 봄은 찾아왔다.

유난히 잦은 한파와 폭설, 그리고 코로나19로 설 연휴까지 이어진 5인 이상 집합금지로 더 길고 춥게 느껴졌던 올겨울. 봄은 어디쯤 와서 수줍은 걸음을 머뭇거리고 있을까. 새봄이 맨 먼저 당도해 문을 두드리고 있는 남도를 찾아가 봤다.

3월의 남도는 겨우내 가득했던 무채색의 옷을 벗고 원색으로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섬진강 줄기를 따라 광양 구례로 이어진 지역은 저마다 새 옷을 뽐내기라도 하듯 봄 내음을 물씬 풍겼다. 봄의 전령사인 매화꽃이 가지 끝마다 피어나기 시작한 광양 매화마을은 그 이름에 걸맞게 산줄기가 온통 하얗게 물들었다. 포말처럼 넘실거리는 매화 비탈 곳곳에 수줍게 붉은 싹을 틔운 홍매화도 불긋불긋 존재감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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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남해군 상주면 두모마을에서 겨울 철새 청둥오리가 한반도를 떠나 북으로 향할 채비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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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광양시 매화마을에 매화꽃과 홍매화꽃이 활짝 피어 있다.

매화가 봄을 알리면 질투라도 하듯 제빨리 꽃망울을 터뜨린다는 산수유도 구례의 산자락을 물들이기 시작했다. 전국 산수유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전남 구례군 산동면 일대는 산수유 마을이라 불리는 호칭이 아깝지 않을 만큼 노란 기운이 가득한 봄 풍경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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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고창시 성송면의 한 들판에서 봄을 맞아 작물을 심기 위해 농기계가 땅을 고르고 있다.

동물들도 봄 맞을 준비를 마쳤다. 지난겨울 초입, 남도의 끝 남해 두모마을에 터를 잡았던 청둥오리는 짧았던 남도 생활을 마치고 한반도를 떠나 다시 북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느라 먹이 활동에 열중이었다. 봄 기운에 잠을 깬 무당벌레와 벌들도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들판의 들꽃 사이를 누비며 꿀을 나르느라 분주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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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남해군 고현면의 파밭에서 농민이 작물을 돌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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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남해군 설천면 월곡마을의 들판이 봄을 맞아 푸르게 물들고 있다.

마스크에 갇혀 유독 힘겹고 길었던 지난겨울. 잊지도 않고 그 자리 그대로 또 찾아온 봄이 우리 곁에서 서성거리고 있다. 도심의 그늘이라고 봄의 싹이 움트지 않고 있을 리 없다. 수줍은 봄의 촉수가 지금 우리 발끝에 와닿아 있다. 올해는 우리가 먼저 맨발로 봄의 전령을 마중 가서 기다려 보기로 하자. 봄이 이마까지 잠겨 버리기 전에.

글 사진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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