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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 없는 바다, 팥소 빠진 찐빵’…바다 생태계 필수 존재

수정: 2021.02.27 11:26

뱀상어, 듀공 해초 먹이활동 줄여 해양열파 피해 회복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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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하마의 뱀상어
[Albert Kok(https://commons.wikimedia.org/wiki/User:Albert_kok) 제공/ 연합뉴스

상어는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로 때론 인간까지 공격하지만, 바다의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고 허리케인이나 해양 열파 등 재해로부터 생태계를 회복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분석이 나왔다.

상어의 존재만으로 해초를 뜯어먹고 사는 듀공이나 거북 등이 다른 곳으로 도망가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초가 재해 피해에서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다는 것이다.

미국 플로리다국제대학(FIU)에 따르면 이 대학 해양생태학자 마이크 하이트하우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뱀상어(tiger shark)가 출몰하는 호주 샤크베이에서 진행한 연구를 통해 이런 결과를 확인했다.

뱀상어는 백상아리만큼 포악한 종으로 여름철이면 이곳에 나타난다. 샤크 베이에 서식하는 듀공은 수심이 얕은 곳의 해초를 좋아하는데 뱀상어가 겨울이 돼 다른 곳으로 떠날 때까지 안전한 곳에만 머문다.

샤크베이의 해초는 지난 2011년 바닷물 온도가 장기간 높게 유지된 기록적인 해양 열파로 상당 부분 죽었으며, 이후 더딘 회복 과정에서 상어가 여름철마다 출몰해 듀공의 먹이 활동을 줄임으로써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1.8m까지 자라 바다의 숲을 형성하는 해초 목초지는 바닷물을 정화하고 바다 생물에게 서식지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₂) 저장에도 한몫을 톡톡히 하며 생태계 유지에 기여한다.

연구팀은 뱀상어가 출몰하지 않아 듀공이 수심이 얕은 곳의 해초를 마음대로 먹어치웠을 때의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주변에 서식하는 듀공 개체 수와 먹이량 등의 기존 자료를 활용해 여름에도 안전하게 먹이활동을 했을 때를 상정한 분석을 진행했다.

결과는 해초들이 회복할 시간을 갖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듀공이 연중 내내 먹이활동을 했다면 해초 군락의 파괴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점을 의미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연구팀은 최상위 포식자가 사라지면 생태계가 붕괴할 뿐만 아니라 파괴된 생태계가 원래대로 복원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논문 제1저자인 ‘모트 해양 실험실’의 해양생태학자 롭 노윅키 박사는 “점점 늘어나고 강해지는 극단적 기후변화에 궁극적으로 대처하려면 탄소배출을 줄여야한다는 것을 알고있지만 이는 시간이 걸린다”면서 배에 물이 새는 곳은 나중에 고치더라도 당장 물을 밖으로 퍼내야 하는데, 이번 연구가 바로 그런 일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포식 종을 보호하고 종간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기후변화 피해 복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면서 “이는 우리에게 시간을 벌어 줄 수 있으며 최대한 많은 시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 ‘동물 생태학 저널’(Journal of Animal Ecology)을 통해 발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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