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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다리 벌려 몸지탱 강요”…정인이 사건, 새로운 학대 정황들(종합)

수정: 2021.01.13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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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모 장모씨가 생후 16개월된 정인이에게 장기간 학대를 가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을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양부 안모씨가 1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첫 공판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2021. 1. 13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정인이 사건, 새로운 학대 정황들 공개
“양부도 살인죄” 청원 20만 돌파


검찰이 ‘정인이 학대 사망 사건’ 양부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새로운 학대 정황들도 공개되고 있다. 첫 재판이 열린 13일, 정인이 양부에게 살인죄 적용을 촉구한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는 이날 오전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양모 장모씨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양부 안모씨의 재판을 함께 진행했다.

검찰은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장씨에게 살인 혐의를 추가 적용한다는 내용으로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이를 즉시 허가했고 이로써 주요 쟁점으로 꼽혔던 장씨의 살인 혐의 적용이 이뤄지게 됐다.

이날 검찰은 공소사실 진술을 통해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던 양부모의 학대 정황들을 추가로 밝혔다. 검찰 측은 “양다리를 벌려 지탱하도록 강요하자 정인이가 울먹이며 그대로 따랐다”며 “그러다 아이가 넘어졌는데도 (장씨는) 같은 행위를 반복하도록 지시했고 정인이에게 고통과 공포감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장씨는 5회에 걸쳐 정서적인 학대를 가했다. 자기 몸을 보호하지 못하는 정인이에게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보호 조치를 취했어야 했지만 (장씨는) 외출한 채 정인이를 3시간 넘게 혼자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인이를 발로 밟아 췌장이 절단되게 했다”며 “600㎖ 복강 내 출혈이 발생해 사망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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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숨진 정인이의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13일 정인이가 묻힌 경기도 양평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정인이를 추모하는 시민들이 두고 간 선물과 메시지 등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장씨 측은 “고의로 아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아니다”며 살인과 학대 치사 혐의를 부인했다. 장씨 변호사는 “피해자가 밥을 먹지 않는다는 점에 화가 나 누워 있는 피해자의 배와 등을 손으로 밀듯이 때리고 아이의 양팔을 잡아 흔들다가 가슴 수술 후유증으로 떨어뜨린 사실이 있다”면서도 “장기가 훼손될 정도로 강한 둔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정인이의 좌측 쇄골 골절과 우측 늑골 골절 등과 관련한 일부 학대 혐의는 인정했으나 후두부와 우측 좌골 손상과 관련된 학대 혐의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일관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는 데다 사망 경위를 알 수 있는 직접 증거가 없는 만큼 치열한 법정 다툼이 예상된다”며 “검찰이 제출한 자료가 미필적 고의를 얼마나 입증할 수 있는지에 따라 유무죄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인이 재판 날 “양부도 살인죄” 청원 20만 돌파

이날 정인이 양부에게 살인죄 적용을 촉구한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의 동의를 얻어 눈길을 끌었다. 해당 청원은 오후 8시30분 현재 21만9828명의 동의를 얻었다. 20만명 이상 동의를 얻으면 청와대가 공식 답변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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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국민청원

청원인은 지난 4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시청자들조차 아이가 학대받고 있고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겠는데 아버지 된다는 사람이 그걸 몰랐냐”며 청원 글을 시작했다.

청원인은 “직장 일이 바빠 새벽에나 출근하고 퇴근해 누워있는 아이만 본 건가? 그럼 그건 분명 아동학대치사죄에 해당한다”며 “아버지가 아이가 죽어가는지조차 모르고 271일을 살았다면 그건 분명 방임이 아니라 아동학대치사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청원인은 “(정인양 양부) 본인 스스로 잘 알 거다. 자신이 아동학대치사도 살인 방조도 아니라는 것을. 부인은 분명히 문자를 보냈죠? ‘병원에 데려가? 형식적으로?’ 이렇게 아주 시원하게 속내를 부인이 당신에게 털어놓더라”며 방송에 나온 내용을 언급했다.

청원인은 끝으로 경찰과 검찰, 법원을 비판하며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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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첫 재판이 열린 13일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양부 안모 씨가 탄 차량이 나오자 시민들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2021.1.13 연합뉴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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