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11만호 공급한다지만… 빌라 많고 서울 아파트 3530가구뿐

73주째 오른 전셋값 못 잡는 전세대책 전세 실수요자 중산층 수요와 동떨어져 서울 빌라·다세대 포함해도 고작 8900호 “서민이 원하는 건 소형주택 아닌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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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대책 발표하는 홍남기·김현미
홍남기(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0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연합뉴스

정부가 앞으로 2년간 빈집, 상가, 호텔 등을 활용해 11만 4000가구를 공급하는 ‘영끌 전세대책’을 내놓았지만 73주 연속 상승세인 서울의 전셋값을 잡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세 수요자가 선호하지 않는 다세대주택 같은 비(非)아파트 위주로 물량을 대는 데다 전세난이 가장 심각한 서울에 내년 상반기까지 공급하는 4가지 유형의 전세형 공공임대도 고작 8900가구(아파트 3530가구 포함)에 불과해서다. 이는 전체 공급 물량 11만 4000가구의 8%, 내년 상반기 공급 물량 4만 9000가구의 18%에 그친다.

국토교통부는 3개월 이상 공실이 이어져 전세 물량으로 바로 공급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이 전국에 3만 9000가구로 집계됐다고 19일 밝혔다. 이 가운데 건설형 임대주택(영구임대·국민임대·행복주택) 2만 8800여 가구는 대부분 아파트지만, 이 중 서울 아파트 물량은 1950여 가구에 불과하다. 여기에 장기 전세 등 1580가구를 합쳐도 서울 아파트 물량은 3530가구 안팎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파트는 단기 확충하기엔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어 양질의 주택을 빨리 공급하고 그것을 전세로 공급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민간에서 부족한 건 빌라 같은 소형주택이 아니라 아파트”라고 지적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난의 시작이 서울인데 대부분 외곽 물량이라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공실 물량은 소득·자산 기준을 없애도 여전히 ‘미스 매칭’될 가능성이 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는 “공실이 된 이유는 수요자들이 원하는 입지가 아니기 때문인데 일단 물량만 공급하면 된다고 생각했다면 원인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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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가 지난 6월 발표한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세 비중은 중소득층(5~8분위)에서 18.7%로 가장 높았고, 고소득층(9~10분위)에선 15.3%, 저소득층(1~4분위)에선 10.9%로 가장 낮았다. 전세 사는 사람은 중산층이 많아 정부가 임대주택을 풀어도 수요자들이 외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세가격 상승률 등을 보면 전세 수요는 다세대주택이 아닌 아파트에 몰려 있다. 지난 7~10월 전국 전세가격 상승률은 연립주택의 경우 0.38%였으나 아파트는 2.22%로 6배 가까이 높았다. 이번 대책이 아파트로 주거 이동을 하고 싶은 서민·중산층의 숨통을 틔워 주지는 못한다는 뜻이다.

전세난의 원인으로 지목된 임대차보호법 제도 개선도 빠졌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은 “임대주택 시장에서 다주택자가 내놓은 임대주택 비중이 큰데도 이들의 물량을 끌어낼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2023년 이후에는 어차피 임대사업자 4년 만료에 따른 물량, 3기 신도시 물량 등이 나와 당장 1∼2년이 문제인데, 발등의 불을 끌지 미지수”라고 했다. 심 교수는 “전세 공급에 가장 필요한 것은 임대차보호법을 없애고, 대출 규제를 풀어 전세 수요를 매매 수요로 돌리는 것”이라며 “정부가 ‘틈새시장’만 건드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서울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서울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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