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과물시장 새벽 화재…20여개 점포·창고 태워
“추석 앞두고 물량 대금 미리 준비했는데” 눈물
평년보다 과일값 비싸 재산피해만 수십억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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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앞둔 21일 큰불이 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만난 상인 김철호(57)씨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30분쯤 발생한 화재로 청량리 전통시장과 청과물시장에 있는 점포와 창고 20곳이 불에 탔다. 이 중 7곳은 전소했다. 불은 전통시장 내 통닭집에서 발생해 인근 청과물시장에 옮아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마침 오늘 오전 물건을 받기로 해서 대금을 주려고 엊저녁에 돈을 찾아 가게 안에 뒀는데, 돈통을 들고 나올 새도 없이 불이 번졌다”며 “바로 앞에 있던 가스통이 터졌는데 1분만 늦었어도 목숨까지 위험할 뻔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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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청과물시장상인회 동영화 회장은 “올해는 폭염과 장마 등으로 지난해보다 과일 가격이 비싸졌다. 박스당 6만~7만원 정도로 치면 전체 재산피해가 수십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특히 불탄 냉동창고가 330㎡(약 100평)가 넘는데, 값비싼 수입 과일이 많아 피해가 막심하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은 화재가 발생한 시설에 스프링클러는 없었지만, 발화 당시 화재 알림 장치가 작동해 상인들이 대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