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형제 엄마, 병원에 있다” 형제는 여전히 의식불명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업데이트 2020-09-19 10:50
입력 2020-09-1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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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려다가 불을 내 화상을 입은 여덟 살, 열 살 형제가 살던 인천 미추홀구의 한 빌라에서 17일 물청소 작업이 진행 중이다. 2020.9.1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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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형제 의식불명…의식불명·산소호흡기 의존

비대면 수업으로 등교하지 못한 상황에서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불이 나 중화상을 입고 중태에 빠진 초등학생 형제가 여전히 의식불명 상태로 19일 전해졌다.

18일 오후 한때 동생에 이어 형까지 의식을 되찾았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인천시 미추홀구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발생한 인천 미추홀구 빌라 화재로 크게 다친 초등생 A(10)군과 B(8)군 형제는 이날도 서울 모 화상 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군은 온몸의 40%에 3도 화상을, 동생 B군은 다리 등에 1도 화상을 입었다. 형제 모두 화상뿐 아니라 화재 당시 검은 연기를 많이 흡입해 자가 호흡이 힘든 상태여서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다.

B군의 경우 전날 호흡 상태가 다소 나아짐에 따라 의료진이 산소호흡기를 제거하려고 시도했지만, 산소호흡기를 제거한 뒤 재차 자가 호흡이 되지 않아 이날 오후까지도 계속 중환자실에서 형과 함께 치료를 받는 상태다.

A군도 화상이 심해 의료진이 수면제를 투여해 치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시와 미추홀구는 애초 A군 형제가 의식을 되찾고 B군은 전날 일반병실로 옮겨졌다고 밝혔다가 “확인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며 말을 바꿨다.

경찰 관계자는 “오늘 오후까지도 두 아이 모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동생의 경우 화상보다는 연기흡입으로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어제(17일) 동생이 자가 호흡을 하는지 보기 위해 의료진이 잠깐 산소호흡기를 뗐던 것”이라며 “상태가 안 좋아 계속 산소호흡기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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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현장 인근에서 발견된 컵라면 용기
화재 현장 인근에서 발견된 컵라면 용기 초등생 형제가 라면을 끓여 먹다 화재가 발생한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물청소 작업 중 떠밀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컵라면 용기가 물웅덩이에 잠겨있다. 2020.9.1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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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군 형제의 엄마가 연락 두절 됐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엄마는 이날도 아이들이 입원한 병원에 머무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들 엄마가 어제부터 전화를 안 받는 것은 맞지만 비판 보도로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며 “엄마의 가족과는 계속 연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A군 형제는 지난 14일 오전 11시 10분에 인천시 미추홀구 한 4층짜리 빌라의 2층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가 일어난 화재로 중화상을 입었다. A군 형제와 어머니는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로 경제적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매달 수급비와 자활 근로비 등 160만원가량을 지원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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