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통신비 2만원 대신 소비쿠폰을”…“여행사 등 소규모 법인 지원을”

9300억원 사용처 놓고 의견 분분

“2분기 통신비 전년 대비 1.8% 감소
지원 근거 사실관계부터 잘못” 지적
“현금 직접지급해 소비진작 효과를
예산 아껴 정책 여력 확보를” 주장도

확대보기

▲ 지난달 30일 광주 서구 마륵동의 한 사우나를 찾은 주민이 휴업 안내문을 보고 있다. 지상 목욕탕과 사우나 같은 업종들은 정부의 지정 집합금지업종에 들어가지 않아 2차 재난지원금 200만원을 받지 못한다. 단 연매출 4억원 이하이고 매출 감소가 확인되면 일반업종 지원금 100만원은 받을 수 있다.
서울신문 DB

만 13세 이상 국민에게 통신비 2만원을 지급하기 위해 편성된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9300억원을 다른 곳으로 돌려 효과적으로 쓰자는 제언이 잇따르고 있다. 소비쿠폰을 발행해 내수를 진작시키거나 소상공인 못지않게 어려운 소규모 법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신사에 보전하기보단 현금으로 직접 나눠 줘 사용처를 늘리자는 의견과 미래를 위해 국고를 아끼자는 의견도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15일 “통신비 지급의 당초 취지는 선별 지급에 대한 불만을 잠재우고 사회통합 효과를 얻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는데,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실패한 것 같다”며 “차라리 이 재원으로 소비쿠폰을 추가 발행해 소비를 유도하거나 일자리를 잃은 사람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통신비 지원을 밝혔지만 (철회한다고) 정권의 명운이 바뀌거나 하는 등의 상황이 아닌 만큼 유연하게 대응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지급됐던 소비쿠폰은 올해 코로나19 경제위기를 계기로 부활했다. 지난 3월 1차 추경과 6월 3차 추경에선 각각 2조 4000억원과 1700억원 규모로 소비쿠폰이 편성됐다. 1차 추경에선 저소득층 생계 지원의 성격이 강해 금액이 많았고, 3차 추경에선 전 국민에게 골고루 지급해 내수를 진작하는 게 주요 목적이었다. 정부는 내년 본예산에도 4900억원을 배정해 소비쿠폰을 발행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형 법인에 대한 지원은 빠졌는데, 이들도 소상공인 못지않게 위험한 경우가 많다. 고용안정지원금 등이 있다고 하지만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사각지대가 있다”고 말했다. 소형 법인 중 특히 어려움을 겪는 업종은 여행사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자신을 영세 여행사 대표라고 소개한 사람이 글을 올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건 여행사인데 왜 모든 지원에서 빠져 있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고 5000여명이 참여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꼭 통신비 지원 예산을 써야 한다면 차라리 현금을 직접 주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도 “내년에도 코로나19 위기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통신비 지원 예산을 아껴 정책수단 여력을 확보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코로나19로 통신비 지출 부담이 증가했다’는 지원 근거의 사실관계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의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와 2분기 통신 서비스 지출은 가구당 11만 3000원과 11만 4000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4%, 1.8%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세에도 오히려 통신비 지출은 줄어든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지방자치단체가 별도로 집합금지업종을 추가 지정한 사례가 있어 정부의 지원금 지급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건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광주시와 강원 강릉시는 목욕탕과 사우나 등의 영업을 중지했는데, 이들은 정부가 지정한 집합금지업종에 포함되지 않아 200만원의 지원금을 받지 못한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많이 본 뉴스

1/4

영상뉴스

자주 찾는 SNS에서도 을 구독해 주세요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유튜브 인스타그램 트위터

회사소개 로그인 PC버전 이용약관 개인정보취급방침

Copyright ⓒ 서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