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 떨어졌는데도 감염됐다…마스크 안 쓰면 커피숍도 위험

곽혜진 기자
업데이트 2020-08-05 08:15
입력 2020-08-05 08:15

강남 커피점-홍천 캠핑장 확진자 30분 겹쳐
생활방역 중요“마스크 착용하고 대화 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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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강남구 할리스커피 선릉역점 모습. 2020.8.3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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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깜깜이’ 확진자들의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가운데 카페, 음식점 등 일상적 공간 곳곳에서 전파가 이뤄진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

특히 최근 강남의 커피점에서는 거리가 3m나 떨어진 테이블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나란히 확진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생활방역이 다소 느슨해진 가운데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을 다시 상기할 필요가 있다.

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할리스커피 선릉역점’ 집단감염(누적 12명) 초기 확진자 일부와 강원도 홍천 캠핑장 집단발병(누적 10명) 사례의 첫 확진자는 지난달 22일 오후 같은 시간대에 같은 공간에 머물렀다.

방대본이 할리스커피 선릉역점의 CCTV를 확인한 결과, 이들의 자리는 3m 정도 떨어져 있었다. 카페에 체류한 시간은 30분가량이었으며 직접 접촉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당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회의를 진행했는데 비말(침방울)이 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노래방, 방문판매업체, 물류센터 등 고위험시설이 아닌 카페와 같은 일상적인 장소에서도 얼마든지 전파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지적한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 간에, 또 직접 접촉이 없는 상태에서 전파가 이뤄졌다면 방역당국이 감염 경로를 파악하고 접촉자를 찾아내기가 어렵다. 때문에 지연되는 사이 코로나19가 ‘n차 전파’로 급속히 퍼져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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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하남점을 찾아 쇼핑을 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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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할리스커피 첫 확진자가 지난달 23일 방문한 서초구 양재동 ‘양재족발보쌈’ 식당에서 할리스커피 확진자-식당 종업원-지인-가족으로 최소 4차 전파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방대본은 제3의 감염 경로가 있었을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앞서 할리스커피가 위치한 강남 인근에서 사무실을 중심으로 집단감염 사례가 여러 건 나온 만큼 양측이 우연히 같은 공간에서 있었을 뿐 각각 다른 곳에서 감염됐을 수도 있다고 봤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3m 떨어진 테이블에 있는 확진자들이 다른 전파경로를 가지고 있었을 수 있다”며 “(확진자들이) 같이 체류는 했지만, 또 다른 전파의 흐름에 있다가 우연히 같은 장소에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현재 정확한 전파경로 추적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카페·음식점 내 마스크 착용과 대화 자제 등의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권 부본부장은 “카페나 음식점을 이용할 때는 먹거나 마시는 시간 외에는 마스크를 계속 착용해 달라”며 “혼잡한 시간대를 피해서 방문하되 머무르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음료나 음식을 섭취할 때는 침방울로 인한 전파가 우려되는 대화를 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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