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막말 방치 저커버그 틀렸다” 페북선 가상 파업… 업체는 제휴 취소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업데이트 2020-06-02 18:54
입력 2020-06-02 18:06

트위터는 “폭력 미화” 블라인드 처리

일각 “반독점법 조사 의식한 눈치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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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페북 CEO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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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폭력적 발언에 대해 블라인드 처리한 데 반해 페이스북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자 내부 직원들까지 반발하고 있다. 얼마 전 페이스북을 이끄는 마크 저커버그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한 뒤 양쪽 모두 생산적인 대화였다는 반응을 보인 바 있어 정치적 의혹까지 제기된다.

CNBC 방송은 1일(현지시간) 온라인 심리치료 애플리케이션 업체 토크스페이스가 큰 예상 이익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과의 제휴 계약을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이 트럼프 대통령의 폭력적인 글을 방치했다는 게 이유다. 오린 프랭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트위터에 “폭력, 인종주의, 거짓말을 선동하는 플랫폼을 지원할 수 없다”고 썼다.

백인 경찰에게 목이 눌려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의 추모 시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된다”는 트윗을 올렸고, 트위터는 ‘폭력 미화 행위에 대한 운영원칙을 위반했다’는 공지와 함께 블라인드 처리했다. 사용자가 공지를 클릭해야 해당 트윗을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반면 당시 저커버그는 폭스뉴스에 “진실의 결정권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고, 페이스북에도 “즉각적 위험을 유발하지 않는 한 최대한 많은 표현이 가능하도록 하자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썼다.

회사 직원들은 반발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뉴스피드 디자인팀 리언 프레이타스는 “저커버그는 틀렸다”는 트윗을 올렸고, 제품관리팀 제이든 토프는 “우리가 보여 주는 방식은 자랑스럽지 못하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디지털 자기소개란에 ‘부재중’이라고 쓰는 식으로 ‘가상 파업’에 나선 직원들도 있다고 전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대결구도는 처음이 아니다. 트위터는 지난해 정치 광고를 금지했지만 페이스북은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며 허용했다. 최근에도 트위터는 ‘우편투표는 사기’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팩트 체크가 필요하다는 경고문구를 게시하며 각을 세웠다.

일각에서는 미 검찰이 여러 주에서 페이스북에 대해 반독점법 조사를 벌이고 있어 저커버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 트위터는 정부 광고가 현저히 적어 상대적으로 페이스북에 비해 독립적이라는 보도도 있다. NYT는 “15년 전 회사 창립 이래 저커버그의 지도력에 가장 중대한 도전”이라는 내부 직원들의 언급을 전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20-06-0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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