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소비자 물가·1분기 성장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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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하락은 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류 영향이 가장 컸다. 석유류는 18.7% 떨어졌고, 석유류가 포함된 공업제품도 2.0% 하락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서비스 부문 물가 상승세도 0.1%로 둔화됐다. 1999년 12월(0.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통상 2% 상승하던 외식이 0.6% 상승에 그쳤고, 해외 단체여행비는 7.7% 하락했다. 무상 교육에 따른 고교 납입금(-66.2%)과 학교 급식비(-63.0%) 등도 영향을 미쳤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다만 농축수산물은 3.1% 오르며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 갔다. 채소류는 9.8% 올랐고, 축산물(7.2%)과 수산물(7.7%)도 7%대 상승했다. 특히 돼지고기는 12.2%, 소고기는 6.6% 올랐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코로나 영향으로 집밥 수요가 늘었고 특히 고기값 상승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안 심의관은 “이번 물가 하락은 마이너스 기간이 한 달밖에 되지 않아 디플레이션이라고 판단하기엔 부적절하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마이너스 성장과 물가는 계속되고 있다. 1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3%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코로나19가 수출에 미친 악영향이 4월부터 본격화돼 2분기 성장률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분기 성장률은 -2%대 초중반이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국민경제 전반의 물가 수준을 뜻하는 ‘GDP 디플레이터’는 1년 전보다 0.6% 하락했다. 이 수치는 지난해 1분기(-0.6%)부터 5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GDP 디플레이터가 장기간 마이너스인 것은 사실상 디플레이션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2분기엔 GDP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큰 만큼 물가도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20-06-03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