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월성1호기 ‘경제성’ 저평가됐다”… 감사원 내부서 첫 인정

최광숙 기자
최광숙 기자
업데이트 2020-06-02 19:57
입력 2020-06-02 18:14

고위직 “연구 용역 결과 등 사실 확인”

조기폐쇄 최종 결론은 바뀌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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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폐기물 저장시설 추가 건설 반대
핵폐기물 저장시설 추가 건설 반대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월성 원전 핵폐기물 임시저장시설 추가 건설을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5~6일 열리는 임시저장시설 추가 건설에 대한 주민 찬반 투표를 앞두고 정부의 건설 백지화 등을 요구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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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는 감사원이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이 ‘저평가’된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감사 결과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의 부당성과 경제성 수치 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일각의 주장에 힘을 실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향후 조기 폐쇄 타당성을 놓고 논란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은 2018년 월성 1호기 가동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조기 폐쇄 결정을 내렸다.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2일 “한수원의 자체 경제성 평가와 회계법인의 경제성 평가 보고서, 이들 보고서에 대한 적정성 여부에 대해 제3기관에 연구 용역을 의뢰해 받은 보고서 등을 종합 평가한 결과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이 저평가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감사원 고위 관계자가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을 사실상 처음 인정한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이 관계자는 “현재 감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최종 결론을 내리기 어렵지만 저평가된 부분이 본질적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감사원은 지난 4월 9일과 10일, 13일 연달아 열린 감사위원회에서 월성 1호기의 경제성에 대한 이 같은 긍정적 평가를 한 감사보고서를 놓고 최재형 감사원장과 감사위원들이 정면충돌하는 바람에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서울신문 5월 11일자>. 하지만 이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 측에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은 경제성 평가 외에도 안전성, 지역(주민) 수용성 등을 다각적으로 종합해 내린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앞으로 다시 쓰게 될 감사보고서에는 이를 반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감사가 끝난 뒤 감사위원회 일정이 잡히면 감사 결과를 놓고 최종 심의·의결을 거치게 된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2020-06-0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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