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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여객기 추락 2명 생존 “깨어나보니 비명 소리”

승객 91명 승무원 8명 탑승, 97명 사망-19명 신원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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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여객기 추락 현장에서 기적적으로 목숨을 구해 카라치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인 무함마드 주바이르가 사이드 가니 파키스탄 지방자치 장관의 병문안을 받으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신드주 정보국 제공 AP 연합뉴스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니 사방에 연기였으며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22일(이하 현지시간)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서 추락한 파키스탄 여객기에서 살아남은 두 승객 가운데 한 명인 무함마드 주바이르가 기적처럼 생존하게 된 과정을 이렇게 돌아봤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경미한 부상만 입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주바이르는 “첫 번째 착륙 시도가 이뤄진 뒤 추락할 때까지 10~15분이 흘렀던 것 같다”며 “누구도 우리 비행기가 추락할 것이라고 인식하지 못했다. 그만큼 순탄하게 비행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방에서 아이들과 어른들의 비명이 들려왔다. 보이는 것은 화염 뿐이었다.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그저 비명 소리만 들을 수 있었다”며 “좌석 벨트를 풀고 빛이 보이길래 빛을 향해 나아갔다. 3m 아래로 뛰어내려 안전해졌다”고 돌아봤다.

다른 생존자는 펀잡 은행 회장인 자파르 마수드라고 신드주 정부 대변인이 밝혔다. 두 생존자 모두 여객기 앞쪽 좌석에 앉아 있었다. 추가 생존자가 더 있다는 일부 보도도 있었지만 신드주 당국은 생존자는 둘 뿐이며, 나머지 97명의 사망을 확인했으며 19명은 신원까지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가운데 승객과 승무원, 지상에 있다가 변을 당한 사람까지 포함돼 있는지 여부 등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파키스탄국제항공(PIA)의 에어버스 A320 기종 PK 8303 편 여객기는 이날 오후 1시 5분 91명의 승객과 8명의 승무원을 태우고 파키스탄 북서부의 라호르를 이륙해 카라치의 진나공항에 접근하던 도중 2시 30분쯤 공항 부근 모델 콜로니 주거 지역에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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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의 소방대원들이 22일 파키스탄국제항공(PIA) 여객기가 추락한 주거지 일대에 일어난 화재를 진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카라치 AP 연합뉴스

당초 네 차례 착륙 시도가 있었다고 알려졌는데 BBC는 한 차례 시도가 좌절된 뒤 선회하다 엔진에 문제가 발생해 긴급 구조 신호인 메이데이가 조종사들에 의해 발령된 것으로 보도했다. 지상 관제탑에서는 착륙 허가를 내렸으나 웬일인지 기장은 기수를 들어올려 착륙을 포기하고 선회를 선택했다가 변을 당했다. 한 민간항공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사고 여객기가 착륙 기어를 내리지 못한 것이 그 이유인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 사고기 동체의 엔진 밑 착륙 기어는 내려져 있지 않은 것이 확인된다고 BBC는 전했다.

현지 매체들에 보도된 사고기 기장과 관제탑의 교신 내용 중에는 기장이 “엔진 고장”을 얘기하고 관제사는 “동체 착륙”이 가능하겠는지 물었고 기장이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라고 외친 뒤 교신이 끊긴 내용이 담겨 있다.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인력들은 이른바 블랙박스를 열심히 찾고 있다.

PIA는 사고 기종이 2014년 도입됐으며 지난해 11월 연례 비행 적합성 조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파키스탄이 코로나19로 인한 국가 봉쇄령을 해제해 상업 항공을 재개한 지 며칠 안돼 일어났다. 더욱이 오는 25일 금식 성월 라마단이 끝나는 것을 축하하는 열흘의 이둘피트르 연휴를 즐기기 위해 많은 이들이 귀향하는 시점에 일어난 참변이었다.

목격자 모함메드 우자이르는 BBC에 굉음이 들려 집밖으로 나왔다며 “거의 네 채의 가옥이 완전히 무너졌고, 화재와 연기가 엄청났다. 그들(피해 승객)은 거의 우리 이웃이었다.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말로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 네 대도 전소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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