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고3 45만명, 80일 만의 등굣길
인천 66곳 귀가조치·안성 9곳 등교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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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교육부에 따르면 인천시교육청은 미추홀구와 중구, 동구, 남동구, 연수구 등 5개 구의 고등학교 총 66곳에 등교 중단 조치를 내리고 등교한 3학년 학생들을 귀가시켰다. 미추홀구의 한 코인노래방을 방문했다가 이날 새벽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고3 학생 2명(인천 119·122번 확진자)의 동선 파악 및 역학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거나 접촉한 학생을 특정하기 어려워서다. 이들 학교는 이번 주 등교수업을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고 역학 조사 결과에 따라 등교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 2명의 고교생은 인천 ‘거짓말 강사’발 확진자다. 이들을 포함해 이날 강사발 확진자가 5명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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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아닌 지역사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해도 지역 단위의 학생 전원 귀가 및 등교 중지 조치가 내려질 수 있는 셈이다. 학생의 안전을 고려한 신속한 조치지만, 역학조사가 이뤄지기 전 교육당국과 지방자치단체의 판단에 따라 등교 중지의 범위와 기간이 정해져 학교와 학생들의 혼란이 클 수밖에 없다. 이들 학교가 1주일간 원격수업을 하는 것도 이날 저녁에야 결정됐다.
등교가 중지된 고3 학생들은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까지 겪게 된다. 등교가 중지된 인천 지역 학교 학생들은 당장 21일 치러지는 경기도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4월 학력평가’)를 가정에서 온라인으로 치른다. ‘대입 가늠자’로 여겨지는 중요한 시험이지만 이들 학생의 성적은 산출되지 않는다. 이들 학생은 인터넷 수험생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에서 “우리만 불리한 것 아니냐”, “어제 기숙사에 입소했는데 하루 만에 퇴소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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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경고는 학급당 평균 학생수가 18.7명으로 적은 편이지만 책상 간격을 넓히기 위해 교실 안에서 사물함을 들어 냈다. 학생들은 손걸레와 소독제로 책상을 닦은 뒤 자리에 앉았다. “열이 나거나 몸에 이상이 있는 학생은 손을 들어 보세요.” 교사는 학생들에게 생활수칙을 다시 한번 안내하고 올해 첫 교실 수업을 시작했다. 김승겸 중경고 교장은 “대입을 앞둔 고3 학생과 학부모들은 등교를 해도, 안 해도 걱정인 게 솔직한 심정”이라면서 “학생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얼굴에는 긴장과 설렘이 교차했다. 이날 서울 송파구 창덕여자고등학교에서는 현관 앞에 줄을 서 발열 검사를 하는 생소한 풍경에 학생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이 학교 3학년 김모(18)양은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나지 않아 불안하지만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반갑다”며 웃었다. 이모(18)양은 “공부를 계속해 왔지만 주변에 친구들이 없어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았다. 모의고사도 아직 못 봐서 걱정된다”고 말했다.
일선 학교는 학생들의 건강 진단과 생활수칙 안내, 동선 설계 등에서 고심을 거듭했다. 창덕여고는 등교시간과 급식시간 등에서 학생들의 동선을 시뮬레이션으로 보여 주는 영상을 직접 재작해 학생들에게 배포했다.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조금이라도 높은 체온이 감지된 학생은 보건실로 데려가 정밀 검사를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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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2020-05-21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