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 Today

한걸음 앞선 코로나 대응, 서울 구청장 다시 보이네

확진자 동선 공개, 공공시설 휴관, 면마스크 배부… 서울 구청장들의 파격 행정 실험

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신종 감염병인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서울 25곳 구청장들의 선제적인 행정이 전국에서 주목받고 있다. 확진환자 동선 공개, 중앙정부보다 앞선 공공시설 휴관, 필터교체형 면마스크 배부를 통한 부족 마스크 보완 등 각 자치구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전국의 표준이 됐다. 지난 6일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로 전환된 뒤에도 마스크 공장 설치를 추진하는 등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착한 소비 캠페인도 주도하고 있다.

확대보기

▲ 이성(가운데) 구로구청장이 지난 3월 12일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을 방문한 정세균(왼쪽) 국무총리에게 콜센터 집단감염 상황 및 대응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전국 표준’ 된 해외입국자 전수조사·드라이브스루 진료소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주민 불안을 줄이고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확진환자 동선을 공개했다. 구 홈페이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실시간 알렸다. 해외 입국자 감염이 증가하기 시작하자 전국 최초로 해외에서 입국한 모든 구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했다. 이후 서울시도 모든 해외 입국 시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했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코리아빌딩 콜센터에서 확진환자가 발생하자 재빨리 건물을 폐쇄하고 콜센터 근무자 명단을 파악해 전수조사를 했다. 만민중앙교회에서 확진환자가 발생하기 전에 온라인 예배로 전환을 유도해 제2의 신천지 사태를 예방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이대서울병원과의 협업으로 ‘드라이브스루’ 진료소를 설치했다. 이 선별진료소는 콜센터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때 서남권 유일의 승차검사 진료소로 빛을 발했다.

확대보기

▲ 조은희 서초구청장장이 지난 3월 27일 재난안전대책본부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휘경동 PC방에서 집단감염 의심 사례가 발생하자 전수 조사를 했다. 많은 인원을 검사하기 위해 구청 광장에 별도로 선별진료소를 마련했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외부 유입으로 확진환자가 발생하자마자 GS홈쇼핑, 여의도 파크원 건설현장 등 근무지를 폐쇄하고 방역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유동인구가 하루 200만명이 넘는 종로구 특성을 고려해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월 1일부터 공공기관을 휴관했다. 종로구 노인종합복지관을 휴관한 데 이어 신년인사회, 윷놀이 행사 등을 모두 취소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외국인 자가격리 전담반을 운영했다. 외국인 자가격리 위반자 2명을 감염병 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는 등 강력히 대응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으며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2017년 별도 건물에 선별진료소를 신축해 음압시설과 헤파필터를 설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성동구의 선별진료소를 찾으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자체 동선조사팀을 구성해 운영했다. 감사, 전산정보, 운전 분야 직원이 한 조를 이뤄 현장 탐문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조사를 진행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자가격리 전담반을 구성해 지방으로 무단이탈한 외국인과 쪽방에서 지내는 해외 입국자를 신속히 발견해 대처했다. 김선갑 광진구청장은 개강을 앞두고 중국 유학생 입국 시기가 다가오자 대학교에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했다. 임시거주시설을 마련해 의료진이 찾아가는 방문 검진도 했다.

확대보기

▲ 이정훈(왼쪽 두 번째) 강동구청장이 지난 2월 14일 강동구청 대강당에서 강동구 새마을부녀회와 면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필터교체형 천마스크 제작, 착한 소비 캠페인 등 온정 손길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마스크 부족 현상이 벌어지자 강동구 새마을부녀회와 함께 필터교체형 천마스크를 제작해 어린이집과 복지시설에 전달했다. 이렇게 시작한 사업은 마스크 수급 대란 속 해결책으로 각광받으며 전국적으로 확대돼 서울, 강원, 부산, 제주 등 140여개 자치단체에서 천마스크를 만들었다. 집에서도 천마스크를 손쉽게 만들 수 있게 제작 과정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공유하기도 했다. 서울시 동북권 자치구 패션봉제산업 발전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면마스크를 건강취약계층에게 보급했다. 면마스크 제작을 지역 내 봉제업체에 맡겨 마스크 공급과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면마스크 의병단’을 만들어 모두 3만 5000장을 제작해 취약계층에 배부했다. 2월 초에는 전국 지자체 최초로 모든 주민에게 1인당 2장씩 마스크를 배부했다.

확대보기

▲ 류경기 중랑구청장이 지난 3월 24일 망우행복키움마을공동일터를 방문해 국민안심마스크 포장 작업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마스크 대란을 교훈 삼아 관내에 마스크 생산공장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오는 9월까지 2억 4000여만원을 투입해 동작구립 장애인 보호작업장 내 마스크 생산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공장이 가동되면 KF80과 KF94 마스크를 하루에 3만개씩 생산할 수 있다.

확대보기

▲ 김수영(오른쪽) 양천구청장이 지난 3월 18일 목2동에 있는 식당 ‘순흥골’을 찾아 음식을 포장하고 음식값보다 많음 금액을 선결제한 뒤 착한 소비 캠페인을 홍보하고 있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같이 해서 가치 있는 소비’ 캠페인을 벌여 전국적으로 착한 소비 붐을 일으켰다. 장사가 어려운 동네 가게를 찾는 운동에서 시작해 동네 단골가게에서 선결제하고 다시 찾는 운동으로 번졌다. 음식점 방문 포장 땐 10% 할인 혜택도 제공했다. 착한 소비 캠페인은 문 대통령과 정세균 총리까지 동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서울시 최초 친환경 무상급식을 시도한 자치구답게 정읍, 담양, 괴산 등 자매도시를 위해 직원을 대상으로 농산물 꾸러미를 판매했다. 주민들에게도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판매하는 등 총 1500만원어치 농산물을 팔았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골목경제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는 등 코로나19 위기는 넘겼지만, 경제 위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각종 경제 대책을 연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확대보기

▲ 정순균(오른쪽) 강남구청장이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 전환을 사흘 앞둔 지난 3일 수서역 SRT를 찾아 방역 수칙 준수 여부 등을 점검하고 있다.

●전용 리무진·안심숙소·방역물품 택배로 ‘세심 행정’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해외 입국자가 많은 구의 특성을 고려해 원스톱 검사 서비스를 실시했다. 전용 리무진을 제공해 강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검사를 받고 집으로 갈 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 1000여명의 입국자가 이 서비스를 이용했다. 입국 예정자 사전 조사를 실시해 대상자의 기본정보를 파악, 소독제와 마스크 등과 같은 격리물품을 자택에 미리 전달했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롯데시티호텔마포, 신라스테이마포, 클레오호스텔 등 관내 호텔 11곳을 안심숙소로 지정해 가족 중에 자가격리자가 발생하면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하도록 했다.

확대보기

▲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직접 강감찬 택배차를 이용해 한 노래연습장에 ‘1020 강감찬 방역물품 택배’ 상자를 전달하고 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1020 강감찬 방역물품 택배서비스’를 실시했다. PC방, 노래방, 독서실, 헬스장 등 다중이용시설 관계자들이 수시로 방역할 수 있도록 전화 한 통이면 스프레이형 방역 물품을 배달해 줬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구청 내에 온라인 예배실을 설치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장애인·외국인·노인을 위한 시각 지원판을 선별진료소에 비치했다. 의료진 피로도가 커지자 환자와 의료진이 분리된 ‘글로브 월’ 시스템으로 안전도를 높였다. 글로브 월 시스템은 투명 막 사이로 의사가 팔만 넣어 검체를 채취할 수 있다.

확대보기

▲ 서양호(가운데) 중구청장이 지난달 10일 구청 기획상황실에서 열린 ‘영세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간담회’에서 소상공인 지원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중구 제공

서양호 중구청장은 명동, 남대문, 동대문 등 관광객을 주로 상대하는 지역 내 영세 소상공인이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입자 50만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중구민은 긴급생계비를 포함해 100만원이다. 4월 16일부터 지금까지 1만여명이 신청했을 정도로 호응이 뜨겁다. 해외입국자들로 인한 감염이 우려될 때도 서 구청장은 신속하게 지역내 호텔을 임시생활시설로 지정해 자가격리 공간을 확보하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앞장서 마련했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관내 요식업체 청년사장에게 음식을 구매해 취약계층에 배송하는 서비스를 실시했다. 요식업체 9곳과 청년 54명이 참여해 취약계층 260명에게 도시락을 전달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정책 · 행정

지방자치

서울區政

고시 · 채용

자주 찾는 SNS에서도 을 구독해 주세요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유튜브 인스타그램

회사소개 로그인 PC버전 이용약관 개인정보취급방침

Copyright ⓒ 서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