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정당 비례대표 유력 후보 인터뷰

기민도, 손지은, 신융아, 이정수 기자
업데이트 2020-04-10 03:57
입력 2020-04-09 23:12
10일부터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 총선의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가운데 유권자들은 35개 정당이 적힌 역대 가장 긴 비례대표 투표 용지를 받아 들게 됐다. 후보자를 직접 뽑는 지역구 투표와 달리 비례대표는 전문성과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때문에 비례대표 후보는 각 당이 추진하는 정책을 구현할 만한 인물들을 앞세우는 경우가 많다. 서울신문은 9일 주요 정당 대표 후보들을 인터뷰했다. 21대 국회에서 보게 될 가능성이 높은 인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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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선 민생당 1번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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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선 민생당 1번 후보 “860만명 감정노동자들 처우 개선하고파”

“감정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싶습니다.”

민생당 비례대표 1번 정혜선(57) 후보는 9일 “구로 콜센터에서 일어난 코로나19 집단 발생은 860만 감정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지를 보여 줬다”며 이렇게 말했다. 민생당이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정 후보는 가톨릭대 보건대학원 교수, 한국직업건강간호협회장을 역임한 안전·보건 전문가로 민생당 코로나19 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정치권에 입성했다.

정 후보는 “민생당은 거대 양당을 견제하고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자기 의견을 강력하게 피력하지 않지만, 묵묵히 일상을 살아가는 분들을 대변하고 오로지 민생만을 생각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민생당이 가장 먼저 1인당 50만원씩 재난극복수당을 제안하고, 20평대 아파트를 1억원에 공급하겠다고 공약하는 등 민생에 특화된 정당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당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는 점은 정 후보의 고민이다. 그는 “당 지지율이 높지 않아서 1번 후보로서 책임감과 사명감이 크다”면서 “원내교섭단체(20석) 의석이 마련돼 제3당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선거운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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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경 미래한국당 1번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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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경 미래한국당 1번 후보 “대한민국 있게 한 헌신하신 분들 위해”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1번 윤주경(61) 후보는 9일 김좌진 장군의 손녀인 김을동 전 의원과 모(母)정당인 미래통합당 후보들의 유세 현장을 찾았다.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나란히 ‘한일전 총선’, ‘통합당·한국당은 토착왜구’라는 일부 여권 지지층의 주장에 맞섰다.

윤 후보는 인터뷰에서 “미래한국당 후보들은 사회통합을 상징하는 분들”이라며 “시각장애를 딛고 꿈을 실현한 피아니스트, 어려운 소상공인 대표 등 한 분 한 분이 우리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이며 미래”라고 소개했다.

독립기념관장을 지낸 윤 후보는 10대 공약 중 ‘따뜻한 동행, Go Together’에 대해 “이산가족·국군포로가족 명예회복, 북한이탈주민 정책지원, 합리적인 보훈 급여금 지급 시스템 마련, 참전명예수당 인상 등 우리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위한 공약”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저도 독립운동가의 후손이지만, 이러한 분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우리 대한민국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선거 기간이 아직 일주일 남았는데 미래한국당 지지율이 계속 오르고 있다”며 “낮은 자세로 더 열심히 국민들의 마음을 얻어 현재 의석수인 20석보다 많은 의석수를 얻고 싶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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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영 더불어시민당 1번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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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영 더불어시민당 1번 후보 “감염병 대응시스템 구축… 국민 안전하게”

“코로나19 때문에 저를 부르신 만큼 대한민국 감염병 대응 시스템을 확실히 만들겠습니다.”

더불어시민당의 비례대표 1번 신현영(40) 후보는 9일 “국민의 생명과 건강, 안전이 담보돼야 경제·사회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 경험했다”면서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장기화됐을 때에도 우리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명지병원 코로나19 역학조사팀장으로 불과 한 달 전까지 현장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사였던 신 후보는 시민사회 추천을 받아 공공의료 전문가로 시민당에 입당했다. 그는 “처음에는 현장에서 환자를 돌보는 일에만 집중했는데, 매일 정부 브리핑 등을 보면 의료진의 헌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정치권에 뛰어든 이유를 밝혔다.

신 후보는 질병관리본부의 지역본부 설치와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등을 통해 컨트롤타워를 재정비하고, 집단 감염 확산을 조기에 차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힘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더불어시민당이 압승을 거둬 지금까지 코로나를 잘 극복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 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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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비례대표 2번 장혜영 후보. 정의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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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영 정의당 2번 후보 “민주주의에 떳떳… 흔들림 없이 원칙 고수”

“정의당은 헌법에 새겨진 ‘민주주의’라는 말 앞에 떳떳한 유일한 원내정당입니다.”

장애인 인권을 다룬 다큐멘터리 ‘어른이 되면’의 감독이자 장애인 인권 활동가인 정의당 비례대표 2번 장혜영(33) 후보는 9일 “이쪽(미래통합당)에서 반칙하니까 우리(더불어민주당)도 반칙을 한다면서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장 후보는 “정의당은 선거권 확대로 처음 투표권을 갖게 된 만 18세 유권자들을 만날 때 부끄럽지 않은 정당”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우리 사회가 어디로 나아갈지를 결정하는 것이 이번 선거의 의미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 혐오와 차별이 ‘코로나19 쇼크’를 거치면서 더욱 드러나고 있다”면서 “정의당 하나쯤은 흔들리지 않고 원칙과 국민의 삶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장 후보는 “정의당은 원내교섭단체(20석)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서도 “예측보다는 행동하는 사람이고 싶다. 마음은 계산되지 않기 때문에 ‘여의도 계산기’는 정확하지 않으며 계산하지 않고 필요한 목소리를 내면 국민들께서 가치를 발견해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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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숙 국민의당 1번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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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숙 국민의당 1번 후보 “의료인력 확충… ‘n번방’ 사건 다시 없도록”

“원래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은 아니었어요. 코로나19 환자가 대량 발생하니까 초기엔 우왕좌왕했죠. 의료진의 헌신에만 기대는 것이 아닌 체계가 잡힌 감염병 대응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국민의당 비례대표 후보 1번 최연숙(59)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간호부원장은 이 병원에서만 38년간 몸담았다. 선거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지금도 환자를 돌보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동산병원에 안철수 대표가 의료봉사를 온 것이 그가 정치에 도전한 계기가 됐다. “묵묵히 의사 역할에만 전념하는 안 대표의 진정성 어린 모습이 좋았다”는 그는 비례대표 후보자를 모집한다는 얘기를 듣고 용기를 냈다.

최 후보는 “감염병 유행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며 “의료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n번방’ 사건 등이 발생하지 않게 아동·여성을 비롯한 국민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거대 양당의 대립이 계속되는 현실에서 실용의 가치를 지닌 국민의당만이 시급한 문제를 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정당득표율 2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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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애 열린민주당 1번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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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애 열린민주당 1번 후보 “의원 국민소환제 추진… 국회부터 개혁”

“국민 무서운 줄 알아야지요.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꼭 추진하겠습니다.”

김진애(67) 열린민주당 1번 후보는 9일 “탄핵 이후 국회부터 바뀌었어야 하는데 많은 부분이 국회에서 막혀 있다”면서 “만장일치로 정한 1호 공약으로 국회부터 개혁하겠다”고 말했다. ‘열린 캐스팅’ 공천을 통해 정계 복귀에 도전한 김 후보는 도시건축 전문가로 18대 국회에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를 지냈다. 그는 “정쟁에 사로잡혀 회의도 열지 않고, 안건도 올리지 않는 등 분통 터지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면서 “그런 부분부터 소상히 알리고 고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촛불혁명 이후 3년을 달려왔는데, 개혁 동력을 앞으로 끌고 가기 위한 전문성과 돌파력을 갖춘 곳이 열린민주당”이라며 “신인, 청년도 좋지만 각 분야에서 몇십년간 활동했을 뿐만 아니라 개혁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비례정당의 실질적 면모를 보여 줄 수 있는 정당”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총선은 앞으로 가느냐, 뒤로 가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입니다. 이순신 장군이 열두 척의 배로 나라를 구한 것처럼 12석을 목표로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20-04-1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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