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장내 유해균 잡는 프리바이오틱스, 癌까지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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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내 유익한 미생물인 프로바이오틱스의 생장과 번식을 돕는 프리바이오틱스가 흑색종, 결장암 등 암의 진행도 막아 준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발표됐다.
픽사베이 제공

현대인들은 서서 움직이는 시간보다는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고 불규칙한 식습관까지 더해져 변비나 설사, 과민성대장증후군 같은 소화기 질환에 고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를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사람들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고 오히려 설사나 변비가 생겼다거나 장에 가스가 차는 것 같다는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지만 꾸준히 먹는 이들도 있는 것을 보면 효과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최근 들어 장내 미생물이 장 건강 이외에 아토피 피부염이나 건망증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들까지 나오면서 장 건강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이스라엘 과학자들이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가 암 치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를 내놔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국 샌퍼드버넘프레비스(SBP) 의학연구소, 네브래스카 링컨대 식품공학과, 캘리포니아 어바인대(UC어바인) 분자생물학과, 이스라엘 테크니온공과대 통합암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은 프리바이오틱스가 면역계를 강화시켜 암세포의 성장을 늦추는 등 암 퇴치 능력을 높여 준다는 실험 결과를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 2월 11일자에 발표했습니다.

프리바이오틱스는 장 속 유해균을 억제함으로써 프로바이오틱스의 생장과 활성을 유도하는 성분입니다. 프리바이오틱스는 미생물인 프로바이오틱스를 잘 자라도록 하는 장내 환경을 개선해 주는 요소이자 프로바이오틱스의 먹을거리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연구팀은 생후 6~8주 된 수컷 생쥐들에게 피부암인 흑색종과 결장암 세포를 이식해 암을 발생시켰습니다. 연구팀은 암을 이식받은 생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2주 동안 물과 음식에 프리바이오틱스인 뮤신과 이눌린을 섞어 제공하고 나머지 집단에는 일반 식단만을 제공하면서 암세포의 크기 변화와 성장 속도를 관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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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바이오틱스가 종양세포 줄인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성장시키고 장내 환경을 유익하게 만들어주는 프리바이오틱스가 암세포의 크기도 줄일 수 있다는 동물실험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프리바이오틱스가 풍부한 식품들
픽사베이 제공

그 결과 프리바이오틱스를 섭취한 생쥐들은 그렇지 않은 생쥐들보다 암 세포의 성장 속도가 느려질 뿐만 아니라 크기도 작아진 것이 관찰됐다고 합니다. 또 프리바이오틱스를 섭취한 생쥐들의 면역 시스템도 이전보다 강화됐다고 연구팀은 밝혔습니다. 활성화된 면역계가 암 조직을 공격한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습니다.

이런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 간혹 어떤 제품이나 음식을 먹어야 하느냐고 문의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마치 대단한 효과가 있는 약이나 식품이 있는데도 알려 주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생물학이나 의학 분야 기초 연구들은 특정 물질이나 현상에 대해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동물실험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연구 결과를 사람에게 바로 적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번 연구 역시 프리바이오틱스가 암세포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연구진은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사람은 종양의 특성뿐만 아니라 유전적 배경이나 생활환경도 동물과 다릅니다.

뻔한 이야기이지만 암을 비롯해 각종 질병을 이겨낼 수 있는 면역력을 키우기 위한 과학자들의 조언은 부모가 아이들에게 하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육류보다는 과일과 채소를 중심으로 음식을 골고루 먹고 열심히 운동하는 것이 건강유지와 면역력 강화를 위한 최선의 방법입니다.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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