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업무 수탁업체 ‘노무비 착복’ 막는다… 별도 계좌로 지급

민간위탁 노동자에 지급 여부 확인해야…근로조건 보호 확약서 위반땐 계약 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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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모든 공공기관은 민간위탁계약을 할 때 계약금 중 노무비를 별도 전용 계좌로 지급하고, 노무비가 민간위탁 노동자에게 제대로 돌아가는지 확인해야 한다. 민간위탁사업자가 노무비를 착복해 노동자들이 피눈물을 흘리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한 공공기관과 계약을 맺을 때 수탁 업체는 위탁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보호한다는 확약서를 제출해야 한다. 확약서를 위반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5일 이런 내용을 담은 ‘민간 위탁 노동자 근로 조건 보호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민간위탁은 예산규모가 8조원, 관련 노동자가 19만여명, 수탁업체는 2만여곳에 이를 정도로 방대하지만 그동안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위탁 노동자들이 고용 불안과 임금 체납에 시달린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수탁 업체가 이윤을 과도하게 추구하려고 횡령 등 비리를 저지른 사례도 적지 않았다.

고용부는 위탁 노동자가 도급 업무를 하는 동안 임금과 고용을 보장하기로 했다. 위탁기관은 계약금액 중 노무비를 별도로 관리해 수탁업체가 임금을 축소 지급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수탁업체의 전용 계좌에 노무비를 지급하면 적어도 사업주가 떼먹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봤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임금 관리를 체계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은 위탁기관이 수탁기관을 정할 때 임금·퇴직급여 지급 의무 준수, 사전 승인 없는 재위탁 금지,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령을 준수한다는 내용을 담은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관련 확약서’를 받도록 했다. 수탁업체가 이를 지키지 않으면 위탁기관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계약서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을 유지한다’는 내용도 명시해야 한다. 근로계약기간을 설정할 때도 수탁업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탁 기간이 끝날 때까지 근로계약을 유지해야 한다. 공공기관 업무 수탁 기간은 2년 이상이 원칙이다.

고용부는 공공기관이 민간 위탁 업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10명 이내의 내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간 위탁 관리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했다. 이 위원회는 수탁업체가 노동자와의 근로계약을 중도 해지할 때 그 사유가 계약서상의 ‘특별한 사정’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한다. 또한 공공기관은 수탁 업체와 계약을 체결할 때 파업에 따른 업무 차질 등을 계약 해지 사유로 명시해선 안 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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