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키맨’ 죽음에도 靑 하명수사 의혹 철저히 규명해야

첩보문건 작성자와 경위가 핵심… 흔들림 없이 수사하고 공개해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밑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검찰 수사관이 그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가 경찰에 야당 후보였던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의 비리 관련 첩보를 전달했다는 ‘하명 수사’ 의혹과 연관이 있는 특별감찰반원 중 한 명으로 지목됐다.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기로 한 예정시간을 불과 3시간 앞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하명 수사 의혹이 정치적 쟁점을 넘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고인의 죽음은 충격적이고 안타깝다.

그러나 고인의 극단적 선택에 대한 안타까움과 관련 의혹에 대한 진실규명은 별개로 다뤄져야 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백 전 비서관이 갖고 있던 첩보 문건이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을 거쳐 경찰청과 울산경찰청으로 전달된 후 수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문건을 누가 어떤 경위로 작성했는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어제 “특감반원들은 첩보 문건 수사 진행과는 일절 관련이 없다”고 강조하고, 청와대는 자체 감찰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관련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이해관계자들 간 엇갈린 발언들이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숨진 수사관은 지방선거 이전에 울산을 찾은 적이 없다고 올 초 울산지검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고래고기를 둘러싼 울산지검과 울산경찰청의 갈등 조정을 위해 특감반원이 울산을 방문한 사실을 인정했다. 또 백 전 비서관은 첩보를 반부패비서실에 전달했을 뿐 수사진행 상황을 보고받은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 발언은 경찰이 김 전 시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기 전에 사전보고를 했다는 노 실장의 언급과 상충된다. 청와대가 떳떳하다면 문건 작성자와 경위를 밝혀야지, 변명에 가까운 해명으로는 곤란하다. 검찰 수사가 불가피한 이유다.

검찰은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특히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의 수사를 공개할지 판단하는 공개심의위원회 개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동부지검도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감찰 무마’ 의혹 수사와 관련해 어제 공개심의위를 열고 그 결과를 오늘 공개한다. 법무부가 이달부터 시행한 ‘형사사건 공개 금지 규정’에 따라 검찰은 수사상황을 공개할 수 없다. 피의사실 공표라는 예외를 인정받으려면 민간위원을 과반으로 하는 공개심의위 심의를 거쳐야 한다.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국민의 알권리와 수사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공개를 허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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