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해지는 실리콘 가면, 목격자 20%는 진짜 얼굴로 착각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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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교해지는 실리콘 가면, 목격자 20%는 진짜 얼굴로 착각

누군가의 얼굴을 모방해 만든 ‘실리콘 가면’(마스크)이 정교해짐에 따라 실제 얼굴과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실리콘 가면은 이름 그대로 실리콘 등의 유연성이 큰 소재를 사용해 주름은 물론 주근깨나 수염 등 사람 얼굴의 특징을 묘사해 실제 사람처럼 보이게 한 것으로, ‘극사실주의 가면’이라고도 불린다. 기존 연구와 범죄 수사 결과에 따르면, 이처럼 사실적인 가면은 실제 상황에서 진짜 사람 얼굴로 여겨질 수 있다. 단 신체 언어나 보는 사람의 관심 정도 등 요인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실리콘 가면이 사진상에서 실제 얼굴로 여겨질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해 영국 요크대와 일본 교토대 공동 연구진이 영국과 일본에서 각각 참가자 60명, 총 120명을 대상으로, 일면식이 없는 다른 사람의 실제 얼굴과 누군가가 착용한 정교한 실리콘 가면이 찍힌 사진 두 장을 함께 보여주고 어느 쪽이 진짜 얼굴인지를 맞추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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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참가자는 모니터 화면에 나타나는 한 쌍의 사진을 보고 어느 쪽이 실리콘 가면으로 생각하는지를 정해야 했다. 실리콘 가면은 사실성이 높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무작위로 나타났다.

그 결과 5분의 1의 참가자가 실리콘 가면을 실제 얼굴로 착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제트 샌더스 박사(요크대)는 “참가자들에게 한 쌍의 사진마다 0.5초의 시간제한을 부여했을 때, 사실성이 높은 가면은 사실성이 낮은 가면(0.3초)보다 선택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면서 “사실성이 낮은 가면을 구별하는 정확도는 98%로 제한 시간 내 성공률이 50%에 불과했지만, 사실성이 높은 가면을 구별하는 정확도인 66%보다 훨씬 높은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일부 참가자가 실제 얼굴보다 사실성이 높은 가면을 진짜로 인식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연구에서 관찰 시간을 제한하는 것은 일반적인 관행이지만, 연구진은 이런 부분이 제한 요인이 되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새로운 코호트 집단으로 실험을 반복하고, 시간제한을 없앴다.

그 결과 사실성이 높은 가면의 경우 응답 속도는 1.1초까지 느려지고, 20%의 참가자는 실제 얼굴을 실리콘 가면으로 잘못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이런 구별 능력이 자신과 다른 인종을 모방한 실리콘 가면을 구분할 때도 영향을 받는지 살폈다. 이 실험에서는 응답 시간이 약 0.4초 더 느리고 선택의 정확도 역시 5% 더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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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연구에 참여한 롭 젠킨스 박사는 “우리는 참가자들에게 각 사진에서 실리콘 가면을 구별하는 것임을 분명히 공지했다. 실험을 시작하기 전에는 사례를 보여줬다”면서 “실제 상황에서는 사실성이 높은 가면은 매우 드물고 많은 사람이 그 존재조차 모를 수 있어 오인율은 이번 연구에서보다 훨씬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샌더스 박사는 “극사실주의 가면은 사람 외모의 주요 특성을 잘못 파악하게 할 수 있어 가면인지를 감지하지 못하면 보안이나 범죄를 예방하는 데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제조 기술의 발전으로 가격이 더욱더 저렴해짐에 따라 범죄 현장에 널리 쓰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제 연구진은 추가 연구를 통해 실제 얼굴과 얼굴의 특정 부위만을 왜곡하는 쓰이는 부분 가면을 구별하는 것이 어려운지를 평가하고 이 또한 인종에 따라 영향을 받는지도 살필 것이라고 밝혔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인지 연구 : 원리와 함축’(Cognitive Research: Principles and Implications) 최신호(21일자)에 실렸다.

사진=요크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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