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의류건조기 소비자에 위자료 10만원”…고민에 빠진 LG전자

확대보기

▲ 29일 서울 송파구 한국소비자원 서울지원에서 관계자가 건조기에 먼지가 쌓이는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피해 사례의 사실조사를 실시한 결과 의류 건조기의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미흡해 콘덴서에 먼지가 쌓이고, 자동세척에 활용된 응축수가 배출되지 않고 내부에 잔류해 곰팡이 및 악취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소비자원의 시정 권고에 따라 2016년 4월부터 현재까지 판매된 트롬 듀얼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 전부에 대해 기존부품을 개선된 부품으로 교체하는 무상수리 조치를 실시하기로 했다. 2019.8.29
연합뉴스

“‘콘덴서 자동세척’ 광고와 달리 특정 조건에서만 작동”
LG가 결정 수용하면 조정 참여 안한 소비자에도 효력

LG전자가 ‘자동세척 기능 불량’ 논란으로 무상수리에 나섰던 트롬 의류건조기 소비자에게 각각 1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한국소비자원의 결정이 나왔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LG전자 의류건조기를 구매하거나 사용한 소비자들이 자동세척 기능 불량 등을 이유로 구입대금 환급을 요구한 집단분쟁조정 신청 사건에 대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7월 소비자 247명은 LG전자가 광고했던 것과 달리 LG전자 의류건조기의 자동세척 기능을 통한 콘덴서 세척이 원활하지 않고, 내부 바닥에 고인 잔류 응축수 때문에 악취와 곰팡이가 발생한다며 구입대금 환급을 요구하는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이에 소비자원은 지난 8월 트롬 건조기를 사용하는 50가구를 대상으로 현장 점검을 진행한 뒤 LG전자에 시정 권고를 내린 바 있다.

LG전자는 이를 받아들여 2016년 4월부터 판매된 트롬 의류건조기 약 145만대의 부품을 무상 교체하는 서비스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후 위원회는 지난달 14일 집단분쟁조정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집단분쟁조정 절차는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50명 이상 소비자에게 같거나 비슷한 유형의 피해가 발생한 경우 개시된다.

LG전자는 콘덴서 먼지 낌 현상이 건조기 자체 성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하자로 판단할 근거가 없고, 잔류 응축수와 콘덴서 녹이 의류에 유입되지 않아 인체에 영향을 끼칠 우려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관련 기능에 대해 사실과 부합하게 광고했다는 입장이었다.

●“일정조건 충족돼야 자동세척 작동…광고와 달라 선택권 제한”

그러나 위원회는 광고를 믿고 제품을 선택한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됐을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1회 건조당 1~3회 세척’, ‘건조 시마다 자동으로 세척해 언제나 깨끗하게 유지’ 등의 표현을 쓴 광고 내용과 달리 실제 자동세척은 일정 조건이 충족돼야만 이뤄진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 LG전자가 무상 수리를 하고 있지만 수리로 인한 불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자료 1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다만 LG전자가 콘덴서 자동세척 시스템에 대해 ‘10년 무상보증 실시’를 발표했고, 시정 권고를 받아들여 무상수리를 이행하고 있기 때문에 품질보증 책임은 이행됐다고 봤다.

또 의류건조기의 잔류 응축수와 녹으로 인해 피부질환 등 질병이 발생했다는 주장은 인과 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LG 수용시 모든 소비자에 효력…위자료 1400억원 이상 될 수도

소비자원은 이날부터 14일 이내에 조정결정서를 LG전자에 송달할 예정이다.

이번 조정 결정은 LG전자가 수용하면 재판상 화해 효력이 발생한다.

LG전자는 결정서를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조정안 수락 여부를 소비자원 분쟁조정위에 통보해야 한다.

LG전자가 수용할 경우 위원회는 보상계획서 제출을 권고해 집단분쟁조정에 참여하지 않은 소비자들에게도 조정 결정과 동일한 효력이 적용되도록 할 계획이다.

이 결정을 LG전자가 수용하지 않으면 소비자가 별도의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반대로 집단분쟁조정에 참여한 소비자도 이번 결정을 수용하지 않고 소송을 낼 수 있다.

LG전자는 고민이 깊다. LG전자가 소비자원의 결정을 받아들이면 위자료 규모가 최소 2470만원에서 최대 1400억원이 넘을 수도 있다.

LG전자가 무상수리하기로 결정한 의류건조기만 해도 145만대가 넘는다.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하지 않은 소비자도 배상 결정을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조정안을 검토한 후 기한 내에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이번 결정은 광고에 따른 사업자의 품질보증책임을 인정함으로써 사업자의 정확한 정보제공 의무를 강조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많이 본 뉴스

1/4

  • 영상뉴스

    페이스북 카카오톡 플러스 카카오스토리 유튜브

    알짜배기 뉴스만 쏙쏙!! SNS에서 바로 보는

    회사소개 로그인 PC버전 TOP으로

    이용약관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안미현)

    Copyright ⓒ 서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