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에 한국노총 산하 삼성전자 노조 출범 “노동자 권익 쟁취”

진윤석 삼성 노조위원장 “삼성 영광은 회사에 인생 바친 선배·동료 있어 가능”

“권익, 회사가 시혜 베풀 듯 얻는 것 아니다”
“경영 능력 신화로 포장, 그들만의 축제 벌여”
“성과급 등 명확한 임금 산정기준 따질 것…

고과·승진이 회사 무기되는 것 막겠다”
현 조합원 500명 수준, 1만명 달성 목표
오는 18일 전 사업장서 동시다발 선전전
삼성전자 상위단체 금속노련 “삼성재벌,
부당행위 일삼으면 응분의 대가 치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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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하는 진윤석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2019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진윤석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19.11.16 연합뉴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삼성전자 노조가 16일 공식 출범했다. 50년 무노조 경영을 이어온 삼성전자에 처음으로 상급 노조단체가 생겼다. 진윤석 삼성전자 초대 노조위원장은 “노동자의 권익을 쟁취하겠다”며 조합원 1만명 달성을 목표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진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자의 권익은 우리 스스로 노력하고 쟁취하는 것이지, 결코 회사가 시혜를 베풀 듯 챙겨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깨달아야 한다”면서 “우리는 진정한 노동조합 설립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무노조 경영 원칙’인 삼성전자에 양대 노총 산하의 노조가 처음 들어섰다. 그동안은 3개의 소규모 노조만 미미하게 존재해왔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 13일 노조 설립 신고증을 내주면서, 합법적인 노조로 인정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 11일 고용노동부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노조는 단체교섭을 포함한 노동조합법에 규정된 노조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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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노조 출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한국노총 산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출범식에서 진윤석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1.16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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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노총 산하 삼성전자노동조합 출범식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출범식에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진윤석 삼성전자노동조합 진윤석 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1.16/뉴스1

진 위원장은 “삼성전자의 영광은 회사에 청춘과 인생을 바친 선배들과 밤낮없이 일하는 동료 여러분 모두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면서 “하지만 회사는 모든 성공을 경영진의 혜안과 탁월한 경영 능력에 의한 신화로만 포장하며 그들만의 축제를 벌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들이 축제를 벌일 때 내 몸보다 납기일이 우선이었던 우리는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죽어갔고 살인적인 근무 여건과 불합리한 처사를 견디지 못하고 퇴사할 수밖에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 위원장은 특권 없는 노조, 상시 감시받고 쉽게 집행부가 교체되는 노조, 일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노조, 제대로 일하는 노조, 상생과 투쟁을 양손에 쥐는 노조, 협력사와 함께하는 노조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협력사의 노조 설립도 지원할 계획이다.

또 급여와 성과급 등의 산정 근거와 기준을 명확히 밝혀 따질 것, 고과와 승진이 회사의 ‘무기’로 쓰이는 것을 막을 것, 노동자를 ‘헌신짝’ 취급하는 퇴사 권고를 막을 것, 소통과 설득 없이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사내 문화를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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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하는 진윤석 삼성전자노조 위원장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출범식에서 진윤석 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19.11.1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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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호 외치는 참석자들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한국노총 산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출범식에서 진윤석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1.16 연합뉴스

진 위원장은 조합원 1만명 달성이 1차 목표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조는 조합원 수가 일정 규모에 달하면 사측에 정식으로 교섭을 요구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정확한 조합원 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약 500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조합원 수를 늘리기 위해 오는 18일 삼성전자 전 사업장에서 동시다발 선전전을 할 예정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삼성전자 노조 출범은) 한국 사회에 더는 ‘무노조 경영’이나 ‘반(反)노조 경영’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기업 문화의 정착이 시작되는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노조의 상급 단체인 한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의 김만재 위원장은 “삼성 재벌이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 지배·개입을 획책하거나 부당노동행위를 일삼는다면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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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들리는 삼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법원에서 원심 파기 환송 판결을 받은 29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 걸린 삼성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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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반도체 필수 소재 출출 규제 해결 방안 모색 차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2019.07.07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진 위원장, 한노총 주최 노동자대회도 참석

진 위원장은 출범식이 끝난 후 서울 여의도에서 한국노총 주최로 열린 노동법 개악에 반대하는 대규모 노동자대회에도 참석해 “마땅히 누려야 할 ‘노조 할 권리’를 이제야 갖게 됐다”면서 “늦게 만들어진 노동조합이지만 회사 내 10만 명의 목소리를 대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한국노총은 이날 오후 국회 앞에서 개최한 ‘2019 노동자대회’에서 “정부와 국회의 노동법 개악 시도를 저지하고 ‘노조 할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총력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는 가맹·산하조직 조합원 3만여명이 모였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문재인 정부가 벌써 출범 3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노동정책은 경제상황·야당의 반대·예산 부족을 핑계로 후퇴를 거듭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정부와 여당은 주 52시간제가 온전히 현장에 연착륙할 수 있게 돕고,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기준에 못 미치는 노동법 개정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면서 “노동자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한국노총은 ILO 핵심협약 비준, 주 52시간 노동시간 상한제의 현장 안착, 비정규직 차별 철폐, 최저임금제 개악 저지, 원·하청 불공정거래 근절 등을 핵심요구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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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발언하는 김주영 위원장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한국노총 산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출범식에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9.11.16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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