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학자 고유정 오른손 상처 공격 하다 생긴듯

황경근 기자
업데이트 2019-10-14 17:36
입력 2019-10-14 17:36

5차공판서 고유정은 방어흔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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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유정(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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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 살인사건 피고인 고유정(36)이 범행 당시 입은 상처의 원인을 놓고 검찰과 변호인이 공방을 벌였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정봉기 부장판사)는 14일 오후 제201호 법정에서 살인 및 사체손괴, 은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을 상대로 5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고유정 몸에 난 상처를 감정했던 법의학자와 고유정을 치료한 의사가 각각 검찰과 고유정측이 신청한 증인으로 출석했다.

고유정은 재판을 앞두고 손과 복부, 허벅지 등 자신의 몸에 난 상처들을 증거보전 신청했다.전 남편 강모씨(36)가 흉기를 들고 위협하며 성폭행하려해 살해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검찰은 고유정이 피해자 강씨를 공격하다 생긴 공격흔이거나 자해한 상처로 판단했다.

법의학자 A씨는 이날 법정에서 고유정 몸에 난 상처 대부분이 공격당했거나 공격을 피하려다 다친 상처로는 보기 어렵다고 진술했다.

피해자가 먼저 흉기로 고유정을 찌르며 위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방어흔이 아니라 고유정이 피해자를 공격하다 생겼거나 스스로 낸 상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A씨는 “오른손에 평행으로 생긴 3개의 상처는 동일한 힘과 방향으로 찌르지 않으면 생길 수 없는 상처”라며 방어흔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또 “방어흔이라면 공격을 피하려고 하기 때문에 쉼표나 곡선 형태를 보이지만 피고인 몸에는 그런 흔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고유정 변호인은 오른손 상처가 피해자가 들고 있는 흉기를 고유정이 뺏으려다 생긴 방어흔이라고 주장했다.

또 “(법의학자인)증인은 사건 당시 고유정의 아들이 현장에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은 아들에게 전 남편과의 다툼을 알리고 싶지 않아 공격을 피하지 못했고 상처 형태도 해석을 달리할 수 있다”고 주잔했다.

고유정의 상처 난 손을 치료했던 외과의사는 “싸우다 다친 상처라고 하는데 사연이 있는 것 같아 추가적으로 다친 이유를 물어보지는 않았다”며 “상처를 보고 어떻게 생긴 것인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고 누가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는 생각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6차 공판은 11월4일 열리며 피해자 유족이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할 예정이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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