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의 방북도 서해 직항로가 아닌 중국 베이징을 경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남한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면서 당국 간 대화는 물론 민간 교류까지 중단시키고 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조건 없는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의 재개와 관련해 진전이 없는 데다, 한미 연합훈련과 첨단무기 도입을 걸어 부쩍 대남 비난을 강화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5일 기대를 모았던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마저 성과 없이 끝나 북한이 내부 단속을 하는 상황에서 남측 응원단의 평양 방문을 허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당국 간 대화가 막혀 있다고 해서 순수한 스포츠 행사에까지 정치를 개입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 8일 “남북 예선전에 응원단을 보내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포기할 게 아니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같은 공식 채널 외에도 국제축구연맹(FIFA)이나 비공식 채널을 활용해 마지막 순간까지 응원단 파견을 성사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입장과 단일팀 구성도 논의해야 하고, 멀게는 2030년 월드컵,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개최에 관한 큰 그림도 그려야 한다. 북한이 몽니를 부리지 말고 대승적 차원에서 남측 응원단을 받기 바란다.
2019-10-10 3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