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개별 기록관 원하지 않는다”… 靑대변인 “불같이 화 내” 사실상 백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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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현장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9.10 연합뉴스

“기록원이 판단할 사안… 건립 지시 안해
왜 우리 정부서 시작하는지 당혹스럽다”
보고 안 하고 추진 의문·형평성 논란도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2022년 문 대통령 개별기록관을 만들겠다’는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의 전날 발표에 대해 “나는 개별 기록관을 원하지 않는다”며 사실상 백지화를 지시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개별기록관은 국가기록원의 필요에 의해 추진하는 것으로, 국가기록원이 판단할 사안”이라며 “개별기록관 건립을 지시하지도 않았으며, 그 배경은 이해하지만 왜 우리 정부에서 시작하는지 모르겠다. 당혹스럽다”고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에서 전했다.

고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해당 뉴스를 보고 당혹스럽다고 하면서 불같이 화를 냈다”고 덧붙였다. ‘개별기록관 건립이 백지화되냐’는 질문에 고 대변인은 “앞으로 어떻게 할지도 국가기록원에서 결정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원하지 않는다”고 단호히 말한 사실을 공개한 점으로 미뤄 청와대가 사실상 백지화를 지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기록원의 개별기록관 조성 소식에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기록관 건립을 추진할 수 있느냐는 의문과 함께 이전 대통령들과의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고 대변인은 “마치 대통령 지시로, 혹은 대통령의 필요에 의해 개별기록관을 만드는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 야당도 그런 주장을 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문 대통령이 원해서 건립하라고 한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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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세종시에 있는 대통령기록관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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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시 호수공원 인근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
연합뉴스 DB

국가기록원은 전날 퇴임한 대통령의 기록물을 보관하는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조성하겠다며 문 대통령이 첫 사례라고 밝혔다. 172억원을 들여 3000㎡ 규모로 2022년 5월까지 만들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세종시 통합대통령기록관의 서고 사용률이 83.7%로 곧 포화 상태인 데다 증축보다 개별기록관을 설립하는 쪽이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도 했다.

반면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자유한국당 이주영 의원은 “국민 혈세로 대통령 기념관을 만들겠다는 뻔뻔한 시도까지 들켰다. 국민을 개나 돼지쯤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도저히 못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국가기록원은 이날 오후 이소연 원장 주재로 긴급 임원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앞서 이 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개별기록관의 필요성에 대해 “여러 대통령 기록물이 한 곳에 있는 것이 갈등·불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대통령기록관장은 전임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믿을 만한 사람에게 지정기록물을 포함해 맡기자는 게 (개별기록관 설립) 취지”라고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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