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삭발 투쟁’
이언주 이어 한국당 박인숙도 ‘싹둑’나경원 “저항 표현 존중하는 것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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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은 이날 국회 본관 계단 아래에서 조 장관 사퇴를 요구하며 “야당으로서의 책무와 국민의 명령이라고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삭발한다고 하루아침에 세상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이 작은 몸부림이 밀알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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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의원의 삭발은 한국당 지도부의 고강도 투쟁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날 서울 신촌에서 진행된 한국당 집회에서 한 지지자가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불쑥 다가가 “다 삭발합시다. 대표님, 우리 다 삭발합시다. 국민이 지금 잠을 못 자고 있는데”라고 말하자 나 원내대표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피하는 모습도 방송카메라에 포착됐다.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도 이 의원 삭발 직후 페이스북에 “얼마나 아름다운 삭발인가”라고 칭송해 지도부의 삭발을 압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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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은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종종 정치권의 투쟁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삭발이나 단식이 야당의 무기라는 의견도 있지만 지금의 의회 문화에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극단적 사회 분위기를 부추기는 데다 후진적 정치문화라는 점에서 근절돼야 한다는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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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첫 삭발은 1987년 박찬종 의원이 대선을 앞두고 김영삼(YS)·김대중(DJ) 두 사람의 야권 후보 단일화를 요구하며 머리를 밀었을 때다. 그는 공교롭게 조 후보자의 임명이 임박했던 지난 6일 라디오에서 “나경원 원내대표 같으면 삭발이라도 감행해 촛불집회의 불씨를 크게 해야 된다”고 했다.
2004년 민주당 설훈 의원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처리 반발, 2007년 한나라당(옛 한국당) 신상진·김충환·이군현 당시 의원의 사학법 재개정 요구, 2010년 자유선진당과 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의 세종시 수정안 반대 등의 삭발도 있었다. 2013년 11월에는 통합진보당 의원 5명이 정당해산심판 청구 반대 집단 삭발을 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2019-09-12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