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재구조화 ‘대선용 의심’ vs ‘역사성 회복’ 충돌

행안부 겉은 “서울청사의 기능 제한 우려…의견수렴 없이 편입토지 등 논의 어려워”

속으론 대선 위해 국가자산 동원에 불쾌
서울시 “행안부 요구 대부분 수용했는데
공문 보내 반대하는 이유 납득하기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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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새 광화문광장 당선 설계안을 발표하면서 시작된 행정안전부와의 갈등이 힘겨루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서울시는 역사성 회복과 교통편의 증대 등을 내세워 사업 추진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행안부는 “정부서울청사 기능이 제한될 수 있는 만큼 시민단체·전문가 의견 수렴이 먼저”라며 반대한다. 이면에는 박원순 시장의 대선 출마를 둘러싼 복잡한 셈법이 자리잡고 있다.

22일 행안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사업 설계안을 선정해 발표했다. 광화문 세종대로(10차선)를 6차선으로 줄이고 광장을 넓히는 것이 골자다. 광화문과 서울시청, 을지로, 동대문을 연결하는 4㎞ 규모의 지하 보행도시를 짓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등을 연결하는 복합역사도 만든다. 광화문 일대 지형을 바꾸는 거대 프로젝트다.

하지만 설계안대로 사업을 추진하려면 정부서울청사 내 주차장과 경비대, 어린이집, 안내실 등을 새로 만드는 도로에 편입시켜야 한다. 여기에서 양측 간 충돌이 시작됐다.

김부겸 당시 행안부 장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설계안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감을 드러내자 박 시장은 “세상에 절대 안 되는 일이 어딨겠느냐”고 응수했다. 행안부 수장이 진영 장관으로 바뀐 뒤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행안부는 지난달 30일과 이달 10일 두 차례 서울시에 공문을 보내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사업은 대표성 있는 시민단체와 전문가의 참여 속에 추진돼야 한다. 이런 선행 조치 없이 진행하면 정부서울청사 편입토지와 시설물 등에 관한 논의가 어렵다”고 경고했다. 서울시는 지난 8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시는 최선을 다해 행안부의 의견을 경청하고 사실상 대부분의 요구를 수용해 왔다. 그럼에도 행안부가 공문까지 보내 반대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행안부가 광화문광장 사업을 반대하는 공식적 이유는 우회도로 건설 문제 때문이다. 서울청사 일부 부지를 새 도로에 포함시키면 사실상 정부청사가 제 역할을 할 수 없게 된다는 논리다. 하지만 속내는 복잡다단하다. 드러내 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박 시장이 이 사업을 자신의 대선가도에 활용하려는 것에 불만을 갖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청계천 복원을 통해 대통령 후보로서 입지를 다졌던 전철을 따르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박 시장이 단순 아이디어에 불과한 공모 당선작을 기자회견 형식으로 발표한 것 자체가 ‘대선용 사업’이라는 인상을 줬다.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사업 완공 시기를 대선(2022년 3월) 1년 전인 2021년 5월로 못박은 것 역시 이런 의도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가 선거를 위해 국가자산인 정부청사까지 동원하려고 해 반발이 크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가 정말로 서울시민에게 필요한 우선순위 사업인지부터 정확히 따져 보는 것이 순서”라고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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