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Zoom in] 스웨덴, 핀란드 전쟁 땐 파병…러 맞서 ‘1차 방어선’ 지킨다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업데이트 2019-05-16 01:24
입력 2019-05-15 22:42

북유럽 중립국, 군사협력 강화

러 전투기 잇단 영공 침범 등 위협
군사보복 우려에 나토 가입은 ‘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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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스웨덴이 인접국 핀란드에 전쟁이 발생했을 때 핀란드군을 돕기 위한 지원병력을 파병하기로 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줄곧 군사적 중립국을 표방해 왔지만 러시아의 안보 위협이 거세지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협력해 사실상 동맹에 준하는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주목된다.

스웨덴 의회 국방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발표한 국방계획에 따라 핀란드에 전쟁이나 지역 분쟁이 일어날 경우 핀란드 내에서의 군사작전을 위해 여단급 병력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신화통신 등이 전했다. 스웨덴 국방부는 국방계획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위기 때는 스웨덴이 핀란드를 군사적으로 돕겠다는 것을 명백히 한다”고 명시했다. 핀란드 국방부도 이에 환영 의사를 밝혔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1995년 유럽연합(EU)에 가입했지만 나토에는 회원국으로 가입하지 않아 군사적 중립국으로 분류됐다. 특히 인구 1000만명의 스웨덴은 1814년 노르웨이와의 전쟁 이후 꾸준히 중립 전통을 유지해 왔다. 인구 550만여명의 핀란드가 중립국이 된 사정은 다르다. 서쪽으로 스웨덴, 동쪽으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핀란드는 2차 세계대전 중 두 차례나 옛 소련과 전쟁을 치러 영토의 일부를 빼앗겼다. 핀란드는 이후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미국 주도의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중립을 선언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부가 2014년 우크라이나 내전에 무력개입하고 크림반도를 병합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러시아 전투기들이 핀란드 영공을 자주 침범하는 등 군사력을 과시하자 핀란드로서는 더이상 러시아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나토 및 스웨덴과 협력을 강화할 필요성을 느꼈다. 스웨덴도 러시아가 2013년부터 자국을 위협할 수 있는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을 배치하고 러시아 잠수함들이 스톡홀름 인근 해역에서 포착되자 경각심이 높아졌다.

이에 스웨덴과 핀란드는 2016년 미국과 방위협정을 체결하고 스웨덴과 핀란드 영토 안에서 나토군의 군사훈련을 허용하기로 했다. 특히 스웨덴은 2010년 폐지했던 징병제를 지난해 부활시켰다. 다만 양국은 미국의 ‘안보 우산’에 완전히 들어갈 경우 러시아를 자극해 군사 보복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나토 가입에 대해서는 여전히 거리를 두고 있다. 스웨덴에 핀란드는 ‘순망치한’(입술이 없어지면 이가 시린)의 관계로 러시아군이 자국 영토로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1차 방어선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9-05-1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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