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년 만에 4강 신화 쓰다…‘히스토리 메이커’ 손

최병규 기자
업데이트 2019-04-19 02:01
입력 2019-04-18 21:02

토트넘 손흥민 시즌 19·20호골 MOM

전반 10분 만에 2골 경기 흐름 바꿔
맨시티와 4-4 동률… 원정 다득점 앞서
이영표·박지성 이어 3번째 4강 무대
英 매체 “손 주인공… 케인 그립지 않아”
경고 누적… 아약스와 4강 1차전 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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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손흥민(27)이 18일(한국시간) 영국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전반 10분 두 번째 골을 터트린 후 환호하고 있다. 맨체스터(영국)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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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27·토트넘)이 유럽챔피언스리그 8강 두 경기에서 세 골을 터뜨리며 팀을 57년 만에 4강으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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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UCL 4강 쐈다… 아시아 선수 최다 12골
손흥민 UCL 4강 쐈다… 아시아 선수 최다 12골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통산 12골로 역대 ‘아시아 선수 최다골’ 기록을 다시 쓴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가운데·27)이 18일(한국시간) 영국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57년 만의 UCL 4강 진출을 확정한 후 팀 동료인 페르난도 요렌테(왼쪽),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얼싸안으며 환호하고 있다. 맨체스터(영국)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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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18일 영국 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원정 2차전에서 전반 7분과 전반 10분, 동점골과 역전골을 잇달아 터뜨리는 ‘멀티골’을 작성했다. 토트넘은 맨시티에 3-4로 패하고도 앞서 손흥민이 결승골을 작성한 1차전(1-0승)과의 합계 4-4를 만든 뒤 ‘원정 다득점’으로 4강에 극적으로 진출했다.

자칫 토트넘의 4강 진출이 물 건너갈 수도 있었던 치열한 일진일퇴의 공방이었던 터라 손흥민의 초반 두 골은 두고두고 소중했다. 토트넘은 UCL의 전신인 1961~1962시즌 유러피언컵 이후 무려 57년 만에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토트넘은 유벤투스(이탈리아)를 제치고 4강에 합류한 아약스(네덜란드)와 5월 1일 새벽(한국시간) 안방인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결승 진출을 다툰다.

3분 만에 두 골을 맛본 손흥민은 자신의 골 기록도 줄줄이 갈아치웠다. UCL 무대에서 개인 통산 12골을 수집해 막심 샤츠키흐(우즈베키스탄·11골)가 보유했던 UCL 아시아 선수 역대 최다골 기록을 단번에 경신했다. 또 시즌 19·20호골로 2016~2017시즌에 작성했던 자신의 EPL 통산 최다골(21골)에도 1골 차로 다가섰다. 손흥민이 유럽무대에서 20골 고지에 오른 건 이번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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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가른 VAR
운명 가른 VAR ① 스타디움의 대형 스크린에 요렌테의 핸드볼 반칙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비디오 판독(VAR)이 진행 중이라는 안내가 떠 있다. 주심은 최종적으로 요렌테의 득점을 인정했다. ② 이날 4강 진출의 운명을 가른 후반 추가 시간 맨체스터 시티의 골이 최종 오프사이드로 선언되고 있다. 맨체스터(영국)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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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후반 3분 옐로카드를 받으면서 경고 누적으로 아약스와 4강 1차전에는 뛸 수 없게 됐지만 2004~2005시즌 이영표(당시 에인트호번), 2010~2011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던 박지성 이후 UCL 4강 무대에 오른 세 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손흥민 존(zone)’. 두 발을 자유자재로 쓰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페널티아크 좌우를 말한다. 그는 이날 맨시티전에서 또 한번 이를 증명했다. 팀이 0-1로 끌려가던 전반 7분 델리 알리가 찔러준 공이 상대 수비수를 맞고 뒤로 흘러나오자 손흥민은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논스톱으로 오른발 슈팅을 날려 동점골을 뽑았다. 이어 3분 뒤인 전반 10분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패스를 받아 아크 오른쪽에서 한 차례 숨을 고른 뒤 득달같은 오른발 감아차기로 두 번째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당초 루카스 모라와 함께 투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했지만 경기 도중 왼쪽 날개로, 후반 들어서는 오른쪽 날개로 포지션을 바꿨다. 4-4-2로 시작한 토트넘의 전술은 4-2-3-1은 물론 4-4-1-1 전술로 다양하게 바뀌었고, 손흥민도 ‘팔색조’처럼 색깔을 바꾸며 자신의 포지션을 소화했다. 어느 곳에 갖다놓아도 제 몫에 충실하다는 포체티노 감독의 믿음이 굳건해서다.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의 평점 8.8을 받고 UEFA로부터 ‘맨 오브 더 매치’에도 선정된 손흥민에 대해 영국 BBC는 “해리 케인이 없는 상황에서 손흥민이 토트넘의 공격을 책임졌다”면서 “이 품격 있는 한국 선수는 뛰어난 움직임과 이른 시간 중요한 두 골로 팀을 이끌었다”고 극찬했다. 스카이스포츠와 일간 가디언은 “케인이 그립지 않았다. 1차전의 영웅 손흥민이 2차전에서도 주인공 역할을 맡았다”며 “후반에 해트트릭을 올릴 수도 있었지만, 대신 왕성한 활동량으로 맨시티의 진을 완전히 뺐다”고 평가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19-04-1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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