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플라스틱 프리’ 바람… 페트병 수돗물 사라지나

김상화 기자
김상화 기자
업데이트 2019-02-20 14:45
입력 2019-02-19 17:44

서울 아리수·대전 잇츠수 등 감축·중단

재난용만 비축… 행사용 물량 대폭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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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오염을 줄이고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자치단체들이 일회용 플라스틱병에 넣은 수돗물 생산을 감축하거나 중단하고 있다. 사진은 대전 잇츠수(It’s 水).
대전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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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들이 수돗물을 일회용 플라스틱병에 넣어 브랜드화한 ‘병입(甁入)수돗물’(병물) 생산을 잇따라 감축 또는 중단하고 있다. 30여개 광역 및 기초 지자체가 수돗물 안전성과 우수성 홍보를 위해 행사용(350㎖), 재난용(1.8ℓ)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19일 환경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지난해 ‘플라스틱 프리(free) 도시’를 선언한 서울시는 지난해 250만병 수준인 병물 ‘아리수’를 올해 50만병까지 줄이기로 했다. 단수 등에 대비해 재난용만 비축하고 홍보·행사용 지원은 중단했다.

대구시는 올해 병물 ‘달구벌 맑은물’ 생산량을 지난해 229만 5000병에서 197만병으로 15% 낮췄다. 환경오염 등에 대비해 플라스틱병 경량화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플라스틱 병당 무게가 23g이었으나 올해 14.2g으로 줄였다. 페트병에 붙이는 라벨지도 접착식에서 비접착식으로 바꿨다.

대전시는 연간 3억 7000여만원을 들여 150만병 생산하던 잇츠수(It’s 水)를 올해 130만여병으로 줄이기로 했다.

1999년 국내 1호 병물 ‘순수365’를 내놨던 부산시는 올해부터 ‘부산시 일회용 병입수돗물 사용제한 지침’을 마련해 일반 행사에 지원하던 병물을 재해·재난 및 구조·구급활동에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또 행사용 병물은 시 및 시의회 주관 200명 이상 참여하는 행사에 제한적으로 지원하고 시와 자치구군 등 행사 홍보용 지원은 중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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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오염을 줄이고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자치단체들이 일회용 플라스틱병에 넣은 수돗물 생산을 감축하거나 중단하고 있다. 사진은 광주 빛여울수.
광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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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는 올해 70만병 수준인 ‘빛여울수’ 생산량을 2022년 52만병까지 감축할 계획이다. 2007년 처음으로 10만병을 생산한 뒤 현재 7배 증가했다.

경북 울진군은 지난해까지 연간 15만병 공급하던 공공행사용 ‘보배수’를 올해부터 전면 중지했다. 대신 재난·가뭄·단수 등 비상시에는 기존대로 병물 2만병을 공급해 주민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경기 부천시도 올해부터 병물 생산과 공급을 중단했다.

정호각 울진군 맑은물사업소장은 “병물이 수돗물 불신 해소와 사용 활성화에 좋은 영향을 줬지만, 일회용 페트병 사용에 따른 환경오염 해소와 예산 절감을 위해 생산을 줄이기로 했다. 단체장의 확고한 의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올해 ‘재활용촉진 시행규칙’ 개정안을 시행,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을 50%로 줄일 계획이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2019-02-2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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