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 그래미 어워즈 오른 BTS “다시 돌아오겠다”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업데이트 2019-02-12 00:23
입력 2019-02-11 22:18

파격의 61회 그래미 어워즈

한국 가수 최초로 입성…R&B 부문 시상
흑인 팝스타 얼리샤 키스 단독 사회 맡아
‘불참 선언’ 흑인 래퍼 감비노 4관왕 수상
여성·非백인·흑인 음악으로 다양성 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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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R&B 앨범’ 부문 수상자를 호명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한국 가수 가운데 최초로 그래미 어워즈 무대에 섰다.
로스앤젤레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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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인 음악 시상식으로 불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그래미 어워즈가 ‘환갑’을 맞아 파격을 시도했다. 그 중심에 여성, 비(非)백인, 그리고 방탄소년단(BTS)이 있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제61회 그래미 어워즈에서는 여성, 힙합과 R&B 등 흑인음악, 백인이 아닌 인종이 전면에 나서며 변화의 흐름을 반영했다.

흑인 여성 팝스타 얼리샤 키스가 단독 사회자로 나선 게 파격의 시작이었다. 2002년 신인상을 시작으로 십수 회 그래미 트로피를 들어 올린 얼리샤 키스는 이날 시상식 문을 열며 특별한 손님을 소개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인인 미셸 오바마, 제니퍼 로페즈, 레이디 가가, 배우 제이다 핑킷 스미스가 함께 무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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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회를 맡은 얼리샤 키스(가운데)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오른쪽 두 번째)와 오프닝 무대에서 웃고 있다. 올해 그래미 어워즈는 여성과 비(非)백인이 주인공이었다.
로스앤젤레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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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오바마는 “모타운의 음악에서부터 모든 음악 덕분에 제가 하고 싶던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고 관객들은 모두 기립해 우레 같은 환호성을 쏟아냈다. ‘모타운 레코드’는 스티비 원더, 슈프림스 등 걸출한 뮤지션을 배출한 곳으로, 흑인음악을 오늘날 미국 대중음악 주류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니퍼 로페즈는 60년간 모타운의 히트곡을 메들리로 불렀고, 전설적 걸그룹 슈프림스로 데뷔한 다이애나 로스는 74세 나이에도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다. 돌리 파톤, 카밀라 카베요, 카디비, 두아 리파 등 여성 뮤지션들이 무대를 장악했다. 얼리샤 키스는 양쪽 피아노를 동시에 치면서 완벽한 라이브를 하는 등 좌중을 압도했다.

이날의 주인공은 흑인 래퍼 차일디시 감비노였다. 차일디시 감비노는 본상 4개 중 2개 부문인 ‘레코드 오브 더 이어’, ‘송 오브 더 이어’와 함께 ‘베스트 랩·성 퍼포먼스’, ‘베스트 뮤직비디오’까지 수상하며 4관왕에 올랐다. 후보 지명 당시 불참을 선언하고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그래미는 그에게 최고의 상을 수여했다. 또 다른 본상인 신인상은 코소보 출신 두아 리파에게 돌아갔다. 케이시 머스그레이브스만 과거 주류였던 컨트리뮤직으로 본상 중 하나인 ‘앨범 오브 더 이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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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車’ 팰리세이드
‘방탄車’ 팰리세이드 방탄소년단(BTS)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제61회 그래미 어워즈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하기에 앞서 숙소인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현대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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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은 한국 가수 최초로 그래미 어워즈 무대를 밟았다. ‘베스트 R&B 앨범’ 부문 시상자로 공식 초청된 방탄소년단은 무대에 올라 “이 무대에 서는 날을 꿈꿨다. 꿈을 이루게 해준 팬들에게 감사하다. 다시 돌아오겠다”며 그래미 도전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여성 싱어송라이터 허(H.E.R.)를 수상자로 호명하고 트로피를 건넸다.

이들은 직접 후보에 오르진 못했지만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그래미 어워즈 무대에 오르며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 이어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에 모두 초대되는 역사를 썼다. 엠넷을 통해 그래미 어워즈 국내 생중계를 진행한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카메라가 여러 차례 비춰준 것은 방탄소년단의 존재감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2019-02-1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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