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가대교 ‘비싼 통행료’ 20년 논란 끝나나… 새달 ‘인하 용역’ 발주

통행료 결정권 지닌 경남도·부산시, 6개월 후 결과 나오면 GK측과 협의

“화물차를 몰고 하루에 두 번 거가대교를 오가며 한 달에 20일 거제조선소에 화물을 운송하면 한 달 통행료가 300만원입니다.”(화물운송 개인사업 운전자) 경남 거제시와 부산 가덕도를 잇는 거가대교의 ‘비싼 통행료’ 20년 논란이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통행료를 내려야 한다는 거제 시민들의 지속적인 요구에 통행료 결정권을 가진 주무 관청인 경남도와 부산시가 통행료 인하를 위한 용역을 다음달 초 발주한다고 22일 밝혔다. 경남도와 부산시는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거가대교 관리운영권자인 GK해상도로㈜와 협의를 거쳐 확정할 방침이다. 연구 용역은 6개월쯤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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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 범시민 대책위와 변광용(오른쪽 두 번째) 거제시장이 거가대교 요금소 앞에서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경남도 제공

●부산~거제, 2시간 30분에서 40분으로 단축

거가대교는 1995년 민자 유치 대상 사업으로 선정돼 2004년 12월 착공, 2010년 12월 개통된 국가지원지방도(58번)다.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와 부산 강서구 가덕도 천성동 사이 바다를 잇는 길이 8.2㎞, 왕복 4차선 다리다. 대우건설 등 7개사 컨소시엄이 참여해 민간자본 투자 사업으로 건설했다. 사업비는 민간자본 9996억원과 국고 지원 4473억원 등 모두 1조 4469억원이 투입됐다. 부산~거제 사이 2시간 30분 걸리던 차량 이동 시간이 거가대교 개통으로 40분으로 줄어 교통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지난해 차량 통행량은 모두 838만 5408대로 하루 평균 2만 2974대다.

●2010년 12월 개통 때부터 비싼 통행료 논란

거가대교는 개통 때부터 통행료가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편도가 경차 5000원, 소형차 1만원, 중형차 1만 5000원, 대형차 2만 5000원, 특대형차 3만원이다. 거가대교 건설사업자 측은 외해 바다 밑 최고 수심 40m 지점에 침매터널을 건설하는 등 어려운 공사 구간이 많아 사업비가 많이 투입된 데다 국고보조금 비율은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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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서 내려다본 거가대교. 오른쪽이 거제 지역, 왼쪽 멀리 보이는 끝 섬이 부산 가덕도이고 가덕도 앞쪽 섬이 대죽도. 가덕도와 대죽도 사이에는 바다 밑으로 침매터널을 건설해 바다 위로 다리가 없다.
경남도 제공

거가대교는 국고지원금 비율이 31%로 인천대교 52.2%보다 21%포인트 낮아 통행료는 1.81배 높다. 총 1조 961억원이 들어간 인천대교와 같은 비율로 국고 보조가 됐다면 인천대교 통행료(5500원) 수준이 됐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업자 측은 사업 초기 계획을 세우는 단계에서 국내외 전문기관에 의뢰해 적정 통행료를 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통 직전에는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해 다각도로 통행료 검증을 했다고 덧붙였다.

거가대교 개통 뒤 경남도와 부산시는 20년간 사업자에 대한 최소운영수익보장방식(MRG) 보전으로 막대한 재정 부담이 우려되자 2013년 자본재구조화 및 변경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이자와 운영 적자분을 보전해 주는 비용보전방식(SCS)으로 바꾼 것이다. 통행요금도 사업자 측이 해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인상하게 돼 있던 것을 주무 관청에서 결정하도록 변경했다.

경남도와 부산시는 이를 통해 5조 3579억원의 재정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20년간 5조 4586억원을 보전해 줘야 하는 재정부담금이 1007억원으로 줄었다고 했다. 경남도와 부산시는 각각 매년 50억~100억원을 운영비로 보전한다. 지난해에는 두 기관이 원금 상환과 운영비 등을 포함해 모두 550억원을 보전했다.

●통행료인하범시민대책위 구성, 靑 국민청원

거제대교 통행료 인하 요구는 지난해 거제 지역 조선 경기 장기 불황과 맞물리면서 본격화됐다. 거제 출신 송오성 도의원은 지난해 9월 경남도의회 5분 발언에서 “2013년 거가대교 재정지원 협약을 변경할 당시 거제 시민들의 통행료 부담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다면 통행료 인하도 검토했어야 했다”면서 “비싼 통행료 때문에 막혀 있는 거가대교 물류 기능을 통행료 인하를 통해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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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지역 20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해 11월 20일 거제시청에서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 범시민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를 촉구하는 거제시민 결의문’을 발표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거가대교 8.2㎞ 구간 승용차 기준 ㎞당 운송 단가는 1220원으로 경부고속도로 44.7원보다 27배 비싸다. 비슷한 사업비 규모인 인천대교보다 4배가 비싸고 3종 화물차는 경부고속국도보다 60배 비싸다.

대책위는 승용차 기준 1만원에서 5000원으로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대책위는 특히 국가방위전략상 침매터널을 건설하면서 많은 공사비가 투입됐지만 이 공사비를 떠넘기는 바람에 통행료가 비싸졌다고 지적한다. 대책위는 지난달 18일부터 거가대교 요금소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하고, 17일까지 국민청원을 하는 등 활동을 벌이고 있다. 1인 시위는 통행료 인하 때까지 계속할 예정이다. 대책위는 “통행료 부담으로 지름길을 두고 통영 쪽으로 돌아가는 차량이 많고 관광버스는 거제 방문을 기피해 조선 경기 침체에 따른 대불황에 관광불황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따라서 “정부가 불합리하게 편성된 민자고속도로 요금 체계를 재정부담 고속도로 수준으로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극심한 편차로 편성된 거가대교 요금도 하루속히 바로잡아 달라”고 청원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지난 15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시장·군수 회의에서 “거제 지역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와 지역균형발전 및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거가대교 통행료가 인하돼야 한다”며 대책 마련을 건의했다. 변 시장은 회의를 마친 뒤 거가대교 요금소 앞에서 ‘비싸서 못살겠다. 거가대교 통행료 절반으로 인하하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그는 “거제 시민들의 요구대로 거가대교 통행료는 반드시 인하돼야 하며 시에서도 별도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행정 지원하는 등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거제시의회는 지난달 24일 통행료 인하 촉구 결의문을 채택했다. 경남도의회도 결의문을 채택할 계획이다.

●“손실 보전 구조… 통행료 인한 땐 재정 부담”

김경수 경남지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는 복잡하고 쉽지 않은 문제이지만 가능한 것으로 판단돼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도와 부산시는 용역을 통해 단기적인 요금 인하 방안과 함께 거가대교 국도 승격 추진 등 종합 대책을 연구·검토할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경남도와 부산시가 우선 재정보전 등의 방법으로 요금을 인하하고, 비싼 통행료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자금 재조달, 운영 기간 조정, 국도 승격 추진 등 중·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로법 제12조에는 국토교통부 장관은 주요 도시, 지정 항만, 주요 공항, 국가산업단지 또는 관광지 등을 연결해 국가간선도로망을 이루는 도로는 일반국도로 지정·고시한다고 규정돼 있다. 도는 거가대교가 남해안을 잇는 중요한 관광도로일 뿐 아니라 거제조선산업단지와 부산신항, 김해공항을 연결하는 국가 간선도로로 국도 요건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국도로 승격되면 도로 관리 등이 국가로 이관돼 통행료를 대폭 낮추거나 무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범시민대책위도 국도 승격을 요구할 계획이다.

도 민자관리 관계자는 “민자로 건설된 거가대교는 통행료로 사업비 및 운영비를 충당하고 손실이 나면 주무 관청에서 보전해야 하는 구조여서 통행료 인하가 단순하지 않다”며 “통행량이 단기간에 급증하지 않는 교통 여건에서 통행료를 내리면 재정 부담이 늘어나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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